가상 인플루언서 '루시'. 사진=롯데홈쇼핑 제공
[데일리한국 천소진 기자] 유통업계가 최근 가상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버추얼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연예인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아 훨씬 효율적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오는 24일까지 진행하는 쇼핑 행사 '광클절' 홍보 모델로 자체 개발한 가상 모델 '루시'를 선정했다.

루시는 실제 촬영한 이미지에 가상의 얼굴을 합성하는 방식으로, 피부의 솜털까지 표현 가능한 하이퍼리얼리즘 모델링을 활용했다. 지난 2월부터 SNS에서 인플루언서로 활동해 왔으며, 현재 3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루시는 광클절 홍보 모델로 영화 '여인의 향기' OST에 맞춰 탱고 춤을 추는 30초 분량의 홍보 영상을 제작했다. '멈추지 않는 춤'이라는 탱고의 어원을 광클절이 제공하는 '멈추지 않는 쇼핑 혜택'으로 표현했다.

롯데홈쇼핑은 루시를 국내 최고 메타버스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과 손잡고 '가상 쇼호스트'로 발전시키는 등 메타버스 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CJ온스타일이 최근 론칭한 패션브랜드 '더엣지'는 가상 인플루언서 '루이'와 함께 콜라보를 진행했다.

루이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7명의 얼굴 데이터를 수집한 뒤 실제 인간의 모습에 가깝게 만들어진 가상 인물이다. 현재 '루이커버리'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구독자 수는 2만여 명으로, 노래 커버와 브이로그 등의 콘텐츠로 인기를 끌고 있다.

회사측은 "루이와의 콜라보는 기존 쇼핑호스트가 상품 설명을 하며 제품을 선보이던 방식에서 벗어나 가상의 인물을 통해 패션에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결합한 새로운 시도"라고 설명했다.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 사진=LF 제공
LF의 영캐주얼 브랜드 '질바이질스튜어트'는 최근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를 가방 라인의 전속모델로 발탁했다.

순수 한글 이름으로 '오직 단 한 사람'이라는 뜻을 지닌 로지는 인공지능 기술로 만들어낸 국내 최초의 가상 인플루언서다. MZ 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얼굴형을 모아 탄생한 로지는 SNS 팔로워 수만 10만 명에 달한다. 올해 수입만 벌써 1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질바이질스튜어트는 로지가 가진 특유의 발랄한 이미지와 힙한 라이프스타일이 브랜드가 지향하는 색깔은 물론, 타깃 고객의 특성과도 부합해 모델 선정을 결정했다.

앞으로 로지 픽 가방들을 선보이고, 메타버스 기반의 색다른 콘텐츠로 고객들과 소통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도 로지를 '헤라' SNS 인플루언서로 삼고 협찬 광고를 진행 중이다. 헤라 블랙쿠션으로 메이크업을 한 사진을 올리거나, 로지와 함께 헤라의 '로즈 인퓨전 컬렉션' 틴트와 파우더매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헤라는 로지를 활용한 마케팅과 협업을 지속해서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IT기술에 사회문화적 감각을 입힌 가상 인물이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MZ세대 사이에서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다"며 "가상 모델은 코로나19로 인한 활동 제약도 없고, 사생활 위험 부담도 없어 이들의 활동 영역은 앞으로도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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