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마이바흐 'GLS 600'. 사진=주현태 기자
[데일리한국 주현태 기자] 올 상반기 국내 자동차시장은 수입차와 대형차, 고급차 위주로 판매증가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자동차 전체 판매대수는 92만4000대로 지난해 동기대비 2.6% 감소했다. 지난해 국내 판매대수가 역대 최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3년 평균을 유지한 수준이다.

이중 국산차 판매는 75만6000대로 6.2% 감소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대형SUV, 하이브리드 신차 투입으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한국GM, 르노삼성, 쌍용 등의 외자 3사는 신모델 부족 등으로 34.9% 판매량이 줄어들었다.

반면 수입차 점유율이 급상승하면서 판매 양극화는 심화됐다. 상반기 수입차 판매는 16만7000대로 전년대비 17.9% 증가했다. 시장점유율은 지난해보다 3.1%포인트 오른 18.1%로 나타났다. 독일 브랜드의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처음으로 10%를 돌파하며 수입차와 국산차 업체 간 양극화가 뚜렷해졌다.

수입차는 모든 차급에서 판매가 늘었다. 이 중에서도 독일, 미국, 일본계 고급브랜드, 고급모델 위주로 증가했다.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브랜드의 상반기 판매 대수는 10만4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8만4000대)보다 23.9% 증가했다. 미국 브랜드도 상반기 1만대 판매를 돌파한 테슬라와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판매 증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3% 증가한 2만2000대를 기록했다.

일본 브랜드는 2019년 불매 운동의 여파와 닛산 철수 등으로 작년보다 2.4% 줄어든 1만72대를 판매했고, 중국 브랜드는 중국산 전기차 확대 등으로 8100대를 판매했다. 특히 평균 판매가 4억원 이상의 초고가 수입차 브랜드 판매가 765대로, 지난해 상반기(553대)보다 38.3% 늘었다.

국내시장에선 전체적으로 SUV(다목적스포츠차량)이 판매 호조를 나타냈다. 상반기 SUV 등 다목적차량 판매량은 6% 증가한 39만7000대를 기록했다. 특히 대형 SUV의 경우 전년보다 52.6% 급증했다. 반면 세단은 38만3000대가 팔리며 전년보다 11.1% 감소했다.

친환경차 판매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상반기 전체 친환경차 판매량은 15만7000대로 지난해보다 72.9%가 늘었다. 신차 판매 기준 시장 점유율 역시 9.6%에서 17%로 뛰어올랐다.

하이브리드차도 11만3000대로 지난해보다 71.4% 늘었다. 전기차는 2만2000대에서 78.1% 증가한 3만9000대를 판매됐다. 이 가운데 수입 전기차 위주로 시장규모가 두 배 가까이 늘어 시장점유율이 2.3%에서 4.3%로 확대됐다.

정만기 KAMA 회장은 “국내차 판매 부진은 노사갈등과 신모델 투입 부족 등 기업요인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며 “개소세 부과시점 차이, 국내 완성차업체의 중고차거래 시장 참여 금지 등 수입차 대비 국내차 역차별 등에도 일부 원인이 있다. 국내차가 수입차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정부가 시장 여건을 개선해주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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