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주현태 기자] 대한항공이 자금줄 확보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표류해온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매각 작업이 재개됐기 때문이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서울시는 최근 감정평가법인 두 곳을 각각 선정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서울시와의 조정안을 내놓은 지 석 달 만이다.

최근 이건희 컬렉션을 수용할 박물관의 유력 후보지로도 꼽히고 있는 송현동 부지는 종로구 48-9번지 일대 3만7141.6㎡ 규모로, 매각가는 5000억~6000억원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서울시가 땅 보상가로 책정한 4671억3300만원과 대한항공이 제시한 5000억원 사이로 매각가가 정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송현동 부지 매각은 대한항공이 한국주택토지공사(LH)에 땅을 매각하고, 서울시는 LH에 시유지를 대체토지로 제공하는 ‘3자 매각’ 방식으로 진행된다. 서울시가 직접 사들일 때 대금 지불에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해 LH가 먼저 땅을 매입할 예정이다.

이번 송현동 부지 감정평가와 관련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매각이 조속히 진행되면 좋겠지만, 순리대로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며 “감정평가가 곧 진행될 예정이고, 서울시와도 원활한 소통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선 송현동 부지 매각이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국민권익위원회 주재로 대한항공·서울시·한국토지주택공사(LH) 간 송현동 부지 매각을 위한 조정서가 서면 합의 방식으로 체결됐다.

합의 내용에는 올 8월 중 매매계약 및 교환계약서가 체결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기로 명시됐지만, 이제 막 부지 매각 작업이 재개된 만큼 시간이 지체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LH는 임대주택 건립이 가능한 부지를 전제하고 있다. 마포구 상암동 서부면허시험장 부지가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됐지만, 주민들의 건립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 경영학부 교수는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항공업계 상황을 감안해 송현동 부지 매각이 빠르게 진행돼야 한다”며 “서울시장 재선거와 땅투기 의혹으로 LH사장도 교체되면서 당초 약속대로 매각일정이 진행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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