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24일 경북 포항 포스코 본사에서 열린 '포스코-협력사 상생발전 공동선언식'에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발걸음이 가볍다. 포스코의 사상 첫 8조원 클럽 가입이 가시권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창사 첫 분기 적자(2분기 1085억 원 영업손실)를 냈던 포스코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1분기에 최근 10년 새 가장 많은 1조5524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린데 이어 2분기에는 2조2014억 원을 달성했다. 연간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을 넘볼 기세다.

21일 포스코에 따르면 분기 기준 영업이익 2조원 돌파는 지난 2006년 이후 처음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32.85%, 1212.7%가 늘어났다.

실적 호조 배경에는 철강 사업의 성장세가 있다. 백신 접종 속도가 빨라지면서 전 세계 경기가 회복되고 있고, 철강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1분기 철강 매출 8조4000억 원은 지난해 동기 7조1000억 원에 비해 19% 늘어난 숫자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9400억 원에 비해 올해 1조2600억 원으로 34% 증가했다.

비(非)철강 사업 성과도 눈에 띈다. 수소와 소재 사업 등 비철강 부문 1분기 영업이익(2471억원)이 전년 동기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났고, 2분기 영업이익(5943억 원)은 전년 동기(2762억 원)의 두 배를 넘었다. 올 초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최정우 회장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이 성과를 거둔 셈이다.

하반기에도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 인상으로 수익 창출에 나설 전망이다. 포스코는 상반기 후판 가격을 톤당 10만원 인상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후판 공급 가격을 톤당 115만원으로 올리겠다고 조선 3사에 제안했다.

상반기 후판 공급가가 70만~80만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30만~40만원 이상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후판 수입 물량이 마땅치 않은 점을 감안하면 주도권은 포스코에 있다. 후판 가격은 당장 실적에 반영된다.

철강업계는 포스코가 상반기에 3조753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자, 지난 2008년에 기록한 최대 영업이익 7조1739억 원을 넘어 8조원 돌파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한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2008년 수준을 웃돌 가능성이 있다”면서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개선과 탄소 중립이 야기하는 타이트한 공급은 향후 유효한 모멘텀”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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