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배 대표 취임1주년..."올해 반전의 기회로 삼을 것"

코로나시대 재도약에 대한 강한 의지 표명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진=제주항공 제공
[데일리한국 주현태 기자]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이달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최악의 위기속에서도 국내 LCC 대표기업으로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 대표로 자리를 옮긴 이석주 전 대표의 뒤를 이어 지난해 6월부터 제주항공을 이끌어 오고 있다.

김 대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이어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통합 LCC 출범 등 향후 업계상황이 녹록치 않은 가운데서도 코로나 시대 재도약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는 제주항공이 국내 1위 LCC로서 다시 힘차게 날아오를 확률이 90% 이상”이라며 “힘들고 지친 마음은 일시적이다. 제주항공의 강점은 바로 자신감이기 때문에, 우리는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의 고민스러운 부분을 경쟁 항공사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매번 비교하며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는 코로나라는 태풍 속에 있는 선박에 같이 타고 있다. 선장을 믿고 같이 이 파고를 넘어가자”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 관광비행 첫 시도, 737 맥스항공기 추가 도입, 기내식 판매도 추진

제주항공은 지난해 10월,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항공사로는 처음으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목적지 없는 관광비행’을 진행했다. 면세쇼핑이 가능한 국제선 무착륙 관광비행, 크라우드 펀딩을 활용한 해외 항공권 펀딩 등 코로나 시대에 맞는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극한 상황에서는 민첩하게 대응하는 조직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김 대표의 주문에 따른 일종의 고육지책이자 다소 모험적인 시도라 볼수도 있었지만, 경쟁 LCC뿐만 아니라 대한항공 등 국적항공사로까지 퍼져나갔다.

김 대표의 자신감은 보잉사의 737 맥스 항공기 도입에서도 엿볼수 있다. 제주항공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737 맥스 항공기 50대를 도입, 이를 통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중장거리 노선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기내식 카페 ‘여행맛’ 오픈 사전행사에 참석한 신입승무원들이 음식을 주문하고 있다. 사진=제주항공 제공
이외에도 제주항공은 최근 다양한 기내식 판매사업을 추진중이다. 지난 4월말 서울시 마포구 AK&홍대 1층에 제주항공 승무원이 직접 운영하는 기내식 카페 '여행맛'을 오픈했고, 코로나19로 어려워진 해외여행의 추억을 고객들과 나누기 위해 GS25에서 기내식 콘셉트 도시락까지 출시했다. 이를 통해 휴직에 들어가야 했던 직원들의 일자리도 창출됐다.

또한 최근 hy(옛 한국야쿠르트)와 함께 hy의 인기 제품으로 구성된 브런치세트에 제주항공의 '랜선여행 탑승권' 등을 추가한 '랜선여행 푸드박스'도 출시, 1만개 한정으로 판매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제주항공은 항공업계 최악의 상황에서도 김 대표 취임이후인 지난해 3분기 매출 596억원, 영업손실 701억원을 기록했지만, 취임 전인 2분기 영업손실 847억원보다는 적자폭을 줄였다. 4분기에 들어서는 매출액 521억원, 영업손실은 1146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 폭이 다시 확대되는 듯 했지만, 올들어 1분기에는 매출 418억원, 영업손실 873억원으로 적자 폭을 줄일 수 있었다.

업계에선 코로나19로 기업 경영이 악화되던 시기에 김 대표가 취임하면서 어쩔수 없는 현실에서도 극악의 상황을 면하는데 김 대표가 공로를 했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제주항공은 최근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많은 여객을 실어날랐던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항공은 4월 123만549명, 5월 130만4278명의 여객을 각각 운송, 특히 5월 들어서는 2위 진에어와의 격차를 25만명 이상으로 더 벌려놨다. 이는 백신접종 확대로 인한 여행객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김 대표는 지난 7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실시한 임직원 온라인 간담회에서 “코로나19의 영향이 오래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조인을 했기 때문에 힘들 것이라는 것은 각오를 하고 왔다”며 “취임 후 두 달 동안은 이스타항공의 M&A때문에 내부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해야 할 일이 많아 시간투자를 많이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대표는 아울러 “제주항공은 성장하는 시장을 따라가기보다 앞서가며 새로운 시도와 기준을 만들어 갔다"며 "우리가 고속 성장하는 과정에서 챙기지 못했던 부분이 이제야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개선해야 될 숙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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