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은 LS엠트론 회장. 사진=LS그룹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LS그룹이 대관식을 준비 중이다. 6개월 뒤 황태자가 새로운 시대를 연다.

LS그룹 관계자는 10일 “오는 11~12월 사이 3기 회장 체제가 발표될 예정”이라면서 “내년부터 새 회장 임기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LS는 사촌경영이라는 독특한 기업 문화가 자리잡은 그룹이다. 故 구태회 LS전선·故 구평회 E1·故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 삼형제가 함께 창업하며 성공을 일궈낸 영향이다. 사촌들 간에 10년 주기로 번갈아 회사를 이끄는 전통이 내려온다. 현재 2세들이 돌아가며 총수직을 수행 중이다. 1대 구자홍 회장(2003~2012년)에 이어 2대 구자열 회장(2013~현재)이 경영을 맡고 있다.

3기 체제를 열 2세 마지막 주자는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이다. LS가 연말에 발표할 인사는 구자은 회장을 보좌할 임원들의 명단 공개다.

일찌감치 그룹 총수로 결정된 구자은 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위한 준비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왔다. 2018년 사내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2019년부터는 그룹 미래혁신단장을 맡아 쇄신 작업을 해왔다.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 그룹 지분율도 꾸준히 늘려왔다. 3.63%로 현재 총수 일가 가운데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 최대 주주다.

구자은 회장의 과제는 경쟁력 제고다. 코로나19 여파로 주요 계열사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구자은 회장이 이끌어온 LS엠트론이 최근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아픈 손가락’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그룹 전체의 신뢰도와 직결될 만한 사안이다.

아울러 3년 연속 영업이익이 역성장한 핵심 계열사 LS일렉트릭도 실적 개선이 필요하다. 재계의 화두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사업 다각화 △새로운 먹거리 창출도 놓칠 수 없는 과제다. 취임하자마자 경영 능력 시험대에 오르는 셈이다.

그룹 전체적으로는 ‘오너리스크’를 극복해야 한다. 일감 몰아주기 관련 재판이 본격화되고 있어서다. 구자은 회장은 지난해 6월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 구자엽 LS전선 회장 등과 함께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신세다.

지난 2월 한국무역협회 회장에 취임하며 외부 활동을 늘려온 구자열 회장은 내년부터 LS그룹 경영에서는 손을 떼지만, 무협 일에 전념하며 경제단체장으로서 활동 폭을 넓힐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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