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임해산업지역 해수담수화 건설 사업 3년 만에 본격 추진

LG화학, 해수담수화 사업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국내 유일 기업

[데일리한국 신지하 기자] 장기간 표류했던 '대산임해산업지역 공업용수도(해수담수화)사업 건설공사'가 3년 만에 본격 추진되며, 국내 수처리 시장이 전대미문의 사업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충남 서산시에 위치한 화학공업단지인 대산산업단지에 산업용 용수 공급을 위한 해수담수화 플랜트를 건설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산산업단지에는 LG화학을 포함해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현대오일뱅크, KCC 등 60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대산단지 입주 기업과 충남도는 지난 2017년부터 가뭄 등 자연적 여건으로 공업용수 공급 차질이 반복될 것을 우려해 가뭄에 영향을 받지 않고 항구적 수자원인 공업용수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해수담수화 시설 설치를 정부에 요청해 왔다.

한국수자원공사가 턴키 방식, 추정금액 기준 2512억원 규모의 대산임해 해수담수화 사업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 서류 제출을 마감한 결과, GS건설과 포스코건설, 두산중공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 청주공장 RO필터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테스트를 마친 수처리 필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LG화학 제공
◇ 국내 기준 최대 규모 사업…한국 수처리 필터 업계 반색

국내 수처리 필터 업계는 이번 프로젝트가 국내 최대 규모이자 첫 공공 주도 해수담수화 사업인 만큼 모처럼 기대감에 들썩이고 있다. 그동안 메인 시장인 중동 지역을 비롯한 해외에서 일본 도레이, 미국 듀폰 등 외국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 했다면, 국내에 처음으로 찾아 온 이번 기회는 소재 국산화 움직임에 따라 국산 필터가 선택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은 글로벌 확장을 위해 기술 혁신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 수처리 필터 업계에 청신호가 되고 있다. 통상 수처리 필터는 여과 등급이 높은 순에 따라 역삼투압(RO) 필터, 나노 필터(NF), 울트라 필터(UF), 마이크로 필터(MF)로 나뉜다.

국내 수처리 필터가 최종 선정될 경우 LG화학(RO), 롯데케미칼(MF), 시노펙스, 웰크론, 에치투엘(UF) 등 수처리 필터 제조업체뿐 아니라 이들과 협력관계인 수백개 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수담수화 플랜트 건설부터 내부에 들어가는 필터 분야까지 자국 기술로 소화할 수 있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미국과 일본, 중국, 한국 등 소수에 그친다. 대산산업단지 해수담수화 플랜트에 한국산 필터가 설치되면 국내에 최초로 설립한 해수담수화 국산화 플랜트라는 기념비적인 기록을 남길 전망이다.

국내 수처리 필터 기업들의 경우 국내 최대 규모 플랜트에 필터를 공급하는 것을 교두보로 삼아 해외 수처리 사업에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탄소중립 차원에서 정부도 물 산업과 관련한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어 업계의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한국수자원공사는 탄소중립을 선도하기 위해 물관리 인프라의 디지털 전환으로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정수장에 고도정수처리시설 도입을 확대하고 노후 정수장 개량도 실시하고 있다.

LG화학 RO필터 제품. 사진=LG화학 제공
◇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국내 유일 기업

해수담수화용 RO필터 시장은 듀폰(미국), 도레이(일본), 니토덴코(일본), LG화학(한국) 등 글로벌 화학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며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LG화학은 일본과 미국 기업의 과점 시장에 도전해 현재 글로벌 '톱3' 수준 도약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LG화학은 해수담수화용 RO필터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 기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염분 제거율(99.89%)을 비롯해 우수한 에너지절감기술 등 주요 성능에서 업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LG화학이 수처리 필터사업을 시작한 2014년부터 현재까지 수주한 해수담수화 프로젝트로 하루에 생산할 수 있는 담수는 30억ℓ에 이른다. 1인당 하루 평균 물 소비량을 300ℓ로 가정했을 때 이는 서울시 전체 인구에 공급 가능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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