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가전·숙박권까지 판매 시작

비식품 상품 비중 25%까지 확대

올해도 2000억원대 투자금 확보

사진=컬리 제공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새벽배송 업체 마켓컬리가 외연 확대에 분주하다. 식품 중심에서 벗어나 대형가전 등 비식품으로 카테고리를 넓히고 있다. 새벽배송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마켓컬리가 새 성장 동력 확보에 칼을 빼든 모양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 내 비식품 상품 비중은 지난해 20%에서 올해 현재 25% 수준까지 확대됐다.

최근 대형가전과 호텔·리조트 숙박권까지 판매 카테고리를 늘리면서 비식품 판매 비중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마켓컬리는 지난 4월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비스타 워커힐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 부산 등의 숙박권을 시작으로 호텔 숙박권 판매에 나섰다. 지난달 말에는 소노호텔앤리조트와 함께 ‘비발디파크 컬리 에디션’ 상품을 선보였다.

이벤트 형식이지만 대형가전 판매도 시작했다. 마켓컬리는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가전·리빙 페스타’를 열고 LG전자의 대형가전을 할인 판매했다.

마켓컬리가 대형가전이나 숙박권을 판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6년 7월 토스터기를 시작으로 비식품 상품 판매를 시작한 마켓컬리는 주방가전과 주방용품, 생활용품 등으로 카테고리를 늘려왔다. 하지만 그동안은 신선식품 고객들의 니즈와 연관이 있는 상품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측면에서 마켓컬리가 대형가전이나 숙박권 판매에 나선 것은 본격적으로 몸집을 키우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마켓컬리는 신선식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 집 앞으로 배송해 주는 새벽배송 서비스를 가장 먼저 선보이면서 빠르게 외형 성장세를 키워왔다. 지난해 매출만 해도 9530억원으로 전년보다 123.7% 늘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른 유통사들이 공격적으로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들면서 신선식품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위기론이 불거졌다.

신세계그룹의 SSG닷컴, 롯데그룹의 롯데온, 현대백화점의 투홈 등 유통 대기업들 모두 신선식품 온라인 배송을 빠르게 확대 중이다.

유통 대기업들이 신선식품 온라인 배송을 확장하는 건 마켓컬리에는 큰 부담이다. 마켓컬리는 새벽배송시장에서 프리미엄을 내세우며 기존 이커머스사와 차별화 전략을 펼쳐왔다. 프리미엄 식재료를 갖춰 ‘강남맘 앱’으로 불릴 정도다.

하지만 유통 대기업들도 프리미엄 식재료 공급은 자신 있는 분야다. 백화점이라는 프리미엄 유통채널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SSG닷컴은 신세계그룹 프리미엄 슈퍼마켓인 SSG푸드마켓의 대표 상품 450종을 새벽배송으로 판매중이다. 투홈도 백화점 식품관에서 판매하는 프리미엄 신선식품으로 새벽 배송에 나서고 있다.

특히, 마켓컬리는 경쟁력 강화 필요성 뿐 아니라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현재 외연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마켓컬리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JP모간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나 나스닥 상장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마켓컬리의 외연 확대를 위한 공격적 행보는 계속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켓컬리는 최근 기관투자자들로부터 2000억원대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정확한 투자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2200억원~23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5월 200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한 데 이어 1년 만에 다시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이다.

이번에 확보한 투자금은 전국단위 물류 인프라 구축이나 상품군 확대, 인력 확충 등 외연 확대를 위해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투자 유치를 받게 된 것은 맞지만 금액적인 부분 등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며 “물류나 IT 인력 확대 등에 쓰일 것으로 예상은 되지만 어디에 쓰일 지에 대해서도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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