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천소진 기자] #서울 중랑구에 사는 정성희(46세)는 매일 퇴근 후 식사 대신 단백질 음료를 마시고 가볍게 러닝한다. 정씨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특히 다이어트할 때 올 수 있는 근손실을 막으려면 단백질이 필수"라며 "음료 형태로 먹을 수 있는 제품이 많아 편하다"고 말했다.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국내 단백질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운동과 일상을 함께하는 '오하운'(오늘 하루 운동) 트렌드가 확산함에 따라 일상에서 가볍게 섭취하며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는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유업계는 물론 식품업계까지 뛰어들며 단백질 관련 제품 및 브랜드를 앞 다퉈 선보이고 있다 .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단백질 식품시장은 2018년 890억원에서 지난해 2500억원으로 성장했다. 올해 3300~34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단백질 제품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이중 음료 형태 단백질 음료는 절반 이상으로, 지난해 1000억원 규모를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최근 제품들이 RTD(Ready To Drink) 형태로 출시돼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점이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매일유업 제공
◇유업계, '단백질 왕좌'의 자리 지켜라

단백질 시장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단연 유업계다.

2018년 '셀렉스'를 출시하며 시장을 개척한 매일유업은 2019년 매출 250억원으로 시작해, 지난해 500억원까지 증가했다. 지난달 기준으로는 900억원 가량의 누적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상승세다.

매일유업은 최근에 허쉬 초콜릿드링크에 단백질을 더한 '허쉬 초콜릿드링크 프로틴'을 출시하는가 하면, 지난달에는 매일두유에 단백질 함량을 강화한 '매일두유 고단백' 등을 선보이며 입지를 굳히는 모습이다.

단백질 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과학적 설계를 통해 고객의 생애주기를 함께하는 맞춤형 건강관리 브랜드로 진화하겠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남양유업도 2019년 고령친화식품 '하루근력'을 출시하며 단백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루근력은 한국통합의학회 근감소증연구회와 공동 설계해 만든 제품으로, 6년근 홍삼과 필수 영양성분이 고루 들어갔다.

하루근력은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해 2분기 판매량이 전 분기보다 80%가량 올랐다.

이를 신호탄으로 남양유업은 단백질을 포함한 건기식 제품을 미래성장동력으로 꼽고,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포부다.

사진=빙그레 제공
◇식품업계부터 카페까지 줄줄이 도전장

단백질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자 식품업계도 브랜드 론칭이 잇따르고 있다

풀무원식품은 지난 2월 단백질 음료 'It’s 프로틴'을 선보였다. 3개월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 병을 넘어섰다.

이 제품은 일상에서 단백질과 칼슘을 간편하고 맛있게 채울 수 있는 콘셉트의 음료로 260mL 제품 한 병 기준 15g의 단백질, 1일 영양성분의 57%에 해당하는 칼슘이 400mg 함유돼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개발 단계부터 맛있는 단백질 음료를 만드는 데 집중한 덕분에 특유의 맛과 향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빙그레도 지난달 단백질 전문 브랜드 '더:단백'을 론칭하면서 단백질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더:단백 드링크 초코는 MPC(Milk Protein Concentrate, 우유 단백질) 원료 기준 '100% 완전 단백질'로, 달걀 3.6개 분량의 스위스에서 제조한 단백질 20g을 함유해 성인 1일 영양성분 기준치의 36%를 충족한다. 당은 1g 미만, 지방 함량도 0.5g에 불과하다.

오리온은 지난달 '닥터유 드링크 단백질 카페라떼'를 출시했다. 단백질, 고칼슘 등 건강은 물론 커피 맛까지 모두 잡은 것이 특징이다. 영양성분이 우수한 '우유 단백질'을 사용해 18종의 아미노산이 포함된 단백질 12g을 넣었다.

오리온은 기호식품으로 성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커피'를 통해 단백질 음료 시장을 대중적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hy(한국야쿠르트)도 지난달 단백질 전문 브랜드 '프로틴코드'(PROTEIN CODE)를 론칭하고, RTD 형태로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프로틴코드 드링크'를 선보였다.

식물성 원료만을 사용한 비건 인증 음료로 제품 1개당 단백질 함량은 18g이다. 식약처 일일 영양성분 기준치 약 33%를 채울 수 있다.

카페업계도 단백질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이디야커피는 이달 간편하고 맛있게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프로틴음료' 3종을 선보였다.

'카라멜 프로틴 밀크'는 우유 베이스에 달콤한 카라멜과 바삭한 그래놀라가 어우러져 담백하게 즐길 수 있으며, '바닐라 프로틴 밀크'는 우유와 부드러운 바닐라, 바삭한 그래놀라가 기분 좋은 조화를 이룬다. 두 제품 모두 삶은 달걀 5개에 해당하는 단백질 30g을 섭취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강과 환경에 대한 관심 확대로 단백질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며 "식품업계의 단백질 시장 진출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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