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주현태 기자
[데일리한국 주현태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항공업계가 다음달로 예정돼 있는 '고용유지지원금' 중단을 앞두고 고민이 커지고 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사업주가 노동자에게 제공하는 휴업·휴직 수당에 대해 정부가 지원하는 보조금(평균 임금의 70%에 달하는 휴업수당의 90% 지원, 나머지 10% 기업부담)으로 최대 180일까지 지원된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과 같은 대형항공사(FSC)는 화물 운송을 위주로 어느정도 수익을 내고 있지만 저비용항공사(LCC)들은여전히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하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대한항공만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냈고, 진에어와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LCC 3사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은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대폭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보다는 적자폭이 줄었지만, 1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화물 수송 극대화 및 순환휴업 시행 등 전사적인 비용절감 노력을 바탕으로 124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2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반면 LCC 중 제주항공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8% 감소한 418억원에 그쳤다. 영업손실은 8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8% 악화됐다.

또한 같은 기간 진에어의 경우 매출 439억원(-69.5%), 영업손실 601억원(-92%)으로 나타났으며, 티웨이항공은 매출 352억원(-76.4%), 영업손실 454억원(-48.8%)으로 집계돼 적자 폭이 커졌다. 아울러 에어부산은 매출 320억원으로 전년보다 34.7%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전년 385억원에서 472억원(-22.5%)으로 적자폭을 키웠다.

이처럼 재무상태가 최악에 이르면서 오는 6월 말 고용유지지원금 지급이 중단되면 더욱 최악의 상황에 이를수밖에 없기 때문에 LCC들은 정부에 기간 연장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전국항공산업노조연맹은 국토부와 고용노동부에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연장을 정식 건의했다.

전국산업노조연맹은 “항공산업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고용불안이 심각한 수준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항공 수요 회복이 불투명한 상황 속 연간 180일 한도로 묶여 있는 고용유지지원금이 종료된다면 고용안정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LCC업계 관계자도 “회사는 살아남기 위해 최소화된 비용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고, 직원 유급으로 휴직을 하는 상황인데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업계 환경은 지난해보다 더욱 나빠졌다”며 “고용유지지원금은 말 그대로 고용을 유지하기 위한 지원금이기 때문에, 연장이 안 된다면 고용을 유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 경영학부 교수는 “LCC가 수익을 내기 위해선 국내 여객이 잘돼야 하는데, 주말 제주 노선을 제외하고는 제값을 받지도 못하고 있다”며 “고용유지지원금을 연장하지 않는다면 LCC 직원들은 무급휴직에 들어갈 수밖에 없고, 이는 고용불안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해 정부와 고용노동부는 180일 고용노동지원금 지급 종료를 앞두고 60일을 추가해 연장한 바 있다. 다만 올해는 재정적인 부담으로 고용유지지원금을 연장해 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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