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종근당 탈락 후 대웅제약과 부광약품 등 기대

[데일리한국 김진수 기자]셀트리온이 거머쥔 ‘국내 1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이후 2호 타이틀의 향방은 오리무중이다. ‘국내 2호’ 획득 가능성이 가장 높고 기대를 모았던 GC녹십자가 탈락하며 다음 후보자들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1일 검증 자문단 회의 결과 GC녹십자의 코로나19 혈장치료제 ‘지코비딕주’(항코비드19사람면역글로불린)의 치료 효과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조건부 품목허가 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지코비딕주는 코로나19 감염증 회복기 환자의 혈액 속 항체를 고농도로 농축해 만든 혈장분획치료제다. 지코비딕주는 지난해 9월 말 임상 2a상의 국내 환자 첫 투여 이후 같은 해 10월 치료 목적 사용승인을 받으며 2호 치료제의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식약처는 증상 개선·사망률·산소치료일수·입원일·바이러스 음전 등 11개 탐색적 유효성 평가지표에서 효과를 보이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고 이에 따라 2호 타이틀도 불발됐다.

앞서 지난 3월 종근당도 ‘나파벨탄’ 임상 2상 종료 후 식약처에 조건부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나 검증 자문단으로부터 나파벨탄의 코로나19 치료 유효성을 입증받지 못하면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대웅제약, 부광약품 등 임상 2상 진행 또는 분석 중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2상을 진행 또는 데이터 분석 중인 곳은 대웅제약, 부광약품, 엔지켐생명과학, 신풍제약, 크리스탈지노믹스, 동화약품, 이뮨메드 등이 있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4월 식약처로부터 레보비르의 코로나19 치료 효과 임상 2상 승인 받은 뒤 총 61명(레보비를 투약군 41명, 위약군 20명)의 코로나19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했다.

부광약품에 따르면 레보비르 캡슐의 코로나19 2상 임상 ‘CLV-201’ 결과, 레보비르 투약군에서 위약군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고혈압환자군 22명에 대한 서브그룹 분석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타깃 ‘N gene’에서 레보비르 투약군이 위약군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p<0.05) 바이러스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코로나19 바이러스 음성 전환율은 관찰종료 시점 기준에서 레보비르 투약군의 85.3%, 위약군 70.6%가 음성 전환했다.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는 않은 수치다.

부광약품은 경증 및 중등증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CLV-203 임상시험에서 감염력이 있는 바이러스의 감소 효과를 추가 검증해 최종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췌장염 치료제 ‘호이스타’의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코로나19 임상 2·3상을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은 올해 초 호이스타 임상 2상에서 주평가변수인 바이러스 음전까지 걸린 시간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으나 바이러스가 제거되는 속도는 호이스타군이 위약군보다 더 빠른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호이스타의 작용기전이 바이러스를 직접적으로 사멸시키는 약제가 아니라 바이러스의 세포내 진입을 막는 기전(TMPRSS2억제제)임을 감안할 때 주목할 만한 결과라는 것이 대웅제약의 입장이다.

또한 대웅제약은 호이스타의 코로나19 예방 임상 3상을 비롯해 DWRX2003(성분명 니클로사마이드)의 코로나19 치료효과 임상 1상 시험도 진행 중에 있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엔지켐생명과학도 코로나19 치료제의 국내 임상 2상 환자 모집을 올해 초 완료하고 데이터 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엔지켐생명과학이 개발 중인 EC-18(모세디피모드)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작용 및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알려진 과도면역반응을 막는 항염증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임상데이터 결과 분석이 종료되는 즉시 식약처에 긴급사용승인 또는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동화약품도 천식치료제 신약으로 개발 중인 천연물의약품 ‘DW2008S’의 항바이러스 효과 탐색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로서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 2상을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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