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욱 산업통상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정부가 경제계의 애로사항을 경청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문승욱 산업통상부장관은 12일부터 주요 경제단체장과 잇따라 회동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31일 제48회 소상공인의 날 기념식 참석을 계기로 경제계와의 정례적인 소통을 강조한 데 따른 행보다.

문 장관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를 방문해 최태원 회장과 회동한다. 지난 6일 취임 이후 재계와의 첫 소통이다. 오는 14일에는 한국무역협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를 잇따라 방문해 각각 구자열·손경식 회장을 만난다.

지난달 문 대통령을 도와 경제 전략을 짜는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이 경제단체들을 순차적으로 방문한지 한 달 만에 실무경제 주무부처 수장이 다시 일선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다. 임기가 1년 남았지만, 코로나19로 흔들리고 있는 경제의 중심을 끝까지 잡아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문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기업에 비전을 제시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산업부가 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책상 대신 현장에서 정책을 제시하고 기업을 세심하게 돌보겠다는 것이다. 실제 문 장관은 취임 첫 행보로 경기 판교에 위치한 반도체 기업 실리콘마이터스를 방문하기도 했다.

4대그룹 총수로선 처음으로 대한상의 수장에 오른 최태원 회장은 지난달 7일 이호승 정책실장을 만나 “대한상의가 소통의 창구로서 역할을 하겠다”며 ‘재계 대변인’ 역할을 자처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문 장관을 만나서도 중대재해처벌법 개정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을 중심으로 재계의 요구 사항을 언급하는 등 정부 인사를 만날 때마다 강하게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구자열 회장은 수출 활력제고 방안 등을 문 장관과 논의할 전망이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의 장기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에 대한 정부 지원 등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6개월 연속 수출 호조를 보이고 있는 만큼, 코로나19로 인한 수출 불확실성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경식 회장은 ‘이재용 사면론’의 중심에 서 있다. 지난달 26일 5개 경제단체장 명의로 만들어진 이 부회장 사면 건의서의 청와대 제출에는 손 회장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 회장은 문 장관을 만나 또 다시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한 협조 요청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의 소통이 경제계가 원하는 규제혁신 등 경제·산업 활성화의 단초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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