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이오닉5. 사진=주현태 기자
[데일리한국 주현태 기자] 현대차가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의 첫 모델인 ‘아이오닉5’의 출고를 시작했다. 지난 2월 진행한 사전계약에서 첫날 계약대수 2만3760대라는 신기록을 달성한 이후, 1분기 말 기준으로 4만대가 넘게 계약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이오닉5는 72.6kWh 배터리가 장착된 롱레인지와 58.0kWh 배터리가 탑재된 스탠다드 두 모델로 운영된다. 판매 가격은 트림별로 '익스클루시브'가 5200만~5250만원, '프레스티지'가 5700만~5750만원대다. 지자체마다 보조금이 다소 차이가 나지만 개별소비세 혜택까지 감안하면 실제 구매가는 3000만원대 후반에서 4000만원대 초반에 대부분 구매할 수 있다.

4일 현대차 딜러에 따르면 전기차에 적용되고 있는 개별소비세 혜택 5%(최대 300만원)와 구매보조금(1200만원, 서울시 기준)을 반영할 경우, 롱레인지 익스클루시브 트림은 3000만원대 후반의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다. 다만 출고 전 지자체 보조금이 소진되면 국고 보조금이 남아있더라도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강동 현대EV스테이션에서 고속충전 중인 아이오닉5. 사진=주현태 기자
지난달 21일 하남 스타필드 야외 주차장부터 경기 남양주의 한 캠핑장, ‘현대 EV스테이션 강동’을 거쳐 돌아오는 90㎞ 구간을 주행했다. 시승차량은 롱레인지 2륜구동 프레스티지 트림.

아이오닉5에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가 처음으로 적용했다. 이에 1회 충전으로 국내 기준 429㎞ 이상 주행할 수 있고, 800V 충전 시스템을 기본으로 지원해 초고속 급속충전기 이용시 18분 이내 80% 충전도 가능하다.

강동 현대EV스테이션에선 고속충전을 체험해봤다. 실제로 49%에서 70% 충전까지 8분이 소요됐다. 이날 현대차는 최대 70%까지 충전해 놓을 수 있도록 BMS를 설정해놨다.

파라메트릭 픽셀 디자인이 적용된 아이오닉5 전조등. 사진=주현태 기자
아이오닉5의 전반적인 외관디자인은 과거 포니의 감성에 ‘파라메트릭 픽셀’ 컨셉으로 디자인된 전·후미등이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준다. 파라메트릭은 디지털 디자인 기술을 극대화한 기하학적인 알고리즘으로 표현됐다. 현대차 측은 아이오닉5가 전통적인 방식인 드로잉이나 스케치가 아닌 디지털 데이터를 통해 생성되는 선, 면, 각, 도형들을 활용해 자동차 디자인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측면에서도 직사각 모양의 ‘디지털 사이드미러 카메라’로 차별화된 미래차라는 느낌을 강조했다. 또 차키를 가지고 차에 측면으로 다가서니, 문 손잡이가 튀어나오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아이오닉5에는 ‘오토 플러시 아웃사이드 핸들’이 적용, 평소에는 손잡이가 문안에 들어가 있다.

실내공간은 한눈에 보기에도 넉넉했다.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만큼의 공간성이 확보됐다. 아이오닉5는 전용 플랫폼인 E-GMP를 탑재, 내연기관 플랫폼과 달리 바닥을 평평하게 만들 수 있다. 엔진과 변속기, 연료탱크 등이 차지하던 공간이 사라져 좌석 좌우를 가로막는 턱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트는 전동화돼 버튼 하나로 원하는 공간과 자세로 바꿀 수 있다.

센터콘솔의 위치를 앞뒤로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유니버셜 아일랜드 콘솔도 인상적이었다. 운전석의 넓은 개방감과 공간은 물론, 간혹 운전석에서 내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조수석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아이오닉5의 자체 사이즈는 △전고 1605㎜ △전장 4635㎜ △전폭이 1890㎜ △축간거리 3000㎜다. 축간거리가 길어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특히 2열의 경우 건장한 성인 남성이 다리를 뻗어도 부족하지 않은 레그룸과 넉넉한 헤드룸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트렁크를 열면 531ℓ의 넓은 공간이 나온다. 또 2열을 접으면 1200ℓ가 넘는 적재 공간이 마련된다.

현대차, 아이오닉5 내부. 사진=주현태 기자
운전석으로 들어서니 4개의 스크린이 차별화된 아이오닉만의 매력을 강조한다. 12.3인치 컬러 LCD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 화면이 일체형으로 구성돼 아이오닉5만의 차별성을 대변한다. 또 운전·조수석 창문에 스크린이 있어 사이드미러를 대신했다.

승차감은 전기차답게 차분하면서도 정숙감이 돋보였다.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밟을수록 응답성이 의외로 빨랐고, 특별한 진동이나 소음없이 부드럽게 가속됐다.

응답성이 빠르다보니 속도감이 상대적으로 적게 느껴지면서 안정된 주행이 가능했다. 속도가 올라갈수록 5.2초에 불과한 아이오닉5의 제로백이 실감이 났고, 액셀을 밟을 때마다 탄력적으로 치고 나갔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도 고급세단처럼 부드러웠다.

현대차, 아이오닉5 내부. 사진=주현태 기자
무엇보다 ‘디지털 사이드미러 카메라’가 직관적이었다. 평소 운전 습관대로 사이드미러를 보기 위해 창문 밖을 내다봤다가도, 이 카메라를 빠르게 다시 인지하며 곧 적응이 됐다. 또한 운전석 좌우에 놓인 OLED 모니터로 시야를 돌리게 되면서, 정면을 응시하는 시야가 크게 분산되지 않고 양옆·후방을 감시할 수 있었다. 어두운 터널에서도 주변 물체들을 대낮처럼 확인할 수 있는 점은 사이드미러보다도 훨씬 좋은 장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준 높은 자율주행 성능도 눈길을 끌었다. 고속구간에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100㎞로 설정해봤더니 옆 차선에서 끼어드는 차량을 미리 인지하고 스스로 브레이크를 작동했고, 앞차와의 간격에 따라 속도를 조절하면서 기존 주행차선을 그대로 따라갔다.

시승을 마친 후 최종 연비는 복합연비 4.9㎞/kWh보다 조금 높은 6.2㎞/kWh가 나왔다. 급가속·급제동, 정체구간 등이 많았던 조건인 점을 고려하면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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