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소비재 부문 최고경영자 경력만 10년

O2O 강화하고, 창고형 할인점으로 사업 확장

이제훈 홈플러스 신임 대표. 사진=홈플러스 제공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홈플러스가 ‘리테일 전문가’인 이제훈 카버코리아 대표를 새 수장 자리에 앉혔다. 오프라인 유통업계를 둘러싼 업황이 갈수록 팍팍해지는 가운데 이 대표가 홈플러스의 ‘체질 개선’에 성공할지 이목이 쏠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제훈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임일순 전 대표가 지난 1월 퇴임한 지 3개월 만이다.

이 대표는 지난 30여년 동안 리테일, 소비재 분야에서 종사해온 전문가다. 리테일, 소비재 부문 최고경영자(CEO) 경력만 10년이 넘는다.

편의점 체인인 바이더웨이, KFC코리아의 CEO를 역임했으며, 최근까지 화장품 브랜드 AHC로 알려진 카버코리아의 대표를 맡았다.

홈플러스가 이 대표를 선임한 이유도 유통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바탕이 됐다는 후문이다.

무엇보다 이 대표가 가진 이력과 홈플러스가 풀어야할 과제인 ‘체질 개선’이 맞아떨어졌다.

홈플러스 실적은 2016년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9회계연도(2019년 3월~2020년 2월)에는 창사 이래 최악의 성적을 받아들었다. 이 기간 매출은 전년보다 5% 줄어든 7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38% 감소한 160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5322억원이다.

아직 공시되지 않은 지난해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실적 타격은 더 컸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이전에 체질 개선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 이 대표는 유니타스캐피탈이 2006년 오리온으로부터 바이더웨이를 인수한 직후 CEO를 맡았다.

당시 바이더웨이는 국내 편의점 시장에서 훼밀리마트, GS25, 세븐일레븐에 이어 시장점유율 4~5위권으로 존재감이 적었다.

이 대표는 바이더웨이는 CI를 새롭게 변경하고, 유명 외식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원두커피, 핫도그, 피자,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와플 등을 판매하는 카페형 편의점을 도입했다.

이는 고마진 상품 위주의 매출 증대로 이어져, 바이더웨이는 2010년 유니타스가 투자한 원금보다 2.5배의 가격으로 롯데쇼핑에 매각됐다.

이 대표는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위기 돌파와 함께 온라인 역량을 강화하며 빠르게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홈플러스는 이 대표 체제에서 전국 139개 대형마트와 340여개의 슈퍼마켓 등 오프라인 인프라를 활용한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는 ‘O2O 유통’ 전략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대형마트 매장을 온라인 물류센터로 활용해 전국 단위 배송망을 구축하는 등 온라인 사업규모를 더 크게 키워내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온라인 매출을 2022년에는 1조8000억원, 2023년에는 2조4000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과감한 투자도 예상된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4개의 점포를 매각하면서 두둑한 실탄을 확보했다. 확보한 실탄을 바탕으로 전국에 10개 점포를 창고형 매장인 ‘홈플러스 스페셜’로 바꿀 계획이다.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3년 만에 다시 진행하는 것도 홈플러스의 투자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홈플러스는 이달 상품부문 채용연계형 대졸 인턴사원을 모집 중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 신임 대표가 리테일, 소비재 분야에서의 탁월한 경험과 전문성, 리더십을 바탕으로 선도적인 O2O 유통기업으로 나아가는 홈플러스의 성장가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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