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청운동 자택서 참석 최소화해 제사 진행

추모위원회, 사진전 등 담백·절제된 추모행사 진행

현대차그룹 직원들이 현대차그룹 계동사옥 1층에 설치된 아산 흉상 앞에서 창업주 아산의 업적과 정신을 되새기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오는 21일 아산 정주영 현대 창업주의 20주기를 맞는 범 현대가가 코로나19 여파로 추모행사를 차분하게 진행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범현대가는 매년 3월 20일 기일 전날에 청운동에서 모여 제사를 지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한자리에 모이지는 않을 예정이다. 그룹별로 시간을 정해 따로 제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현대가의 중심인 현대차그룹은 오는 20일 청운동 자택에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제사를 치를 것으로 알려졌다. 정 명예회장이 38년간 살았던 청운동 자택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이어 받았으며, 지난 2019년 장손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다시 물려 받았다.

이날 정 명예회장의 부인 변중석 여사의 14주기 제사도 함께 지낼 예정이다. 다만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참석인원은 최소화해 치른다.

범현대가 가족들과 그룹 임원이 경기 하남시 창우동 선영에 모여 참배하던 행사도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기일 전에 선영을 찾아 참배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타 그룹도 참배기간이 겹치지 않도록 선영을 찾을 예정이다.

이번 20주기 행사는 코로나19 여파로 사진전 등을 통해 조촐하게 진행된다.

아산 정주영 20주기 추모위원회는 ‘청년 정주영, 시대를 通하다’라는 주제로 아산 20주기 추모 행사를 개최한다. 아산 20주기를 기리기 위해 추모 사전전, 온라인 사진전, 추모집 ‘영원의 목소리’ 배포 등과 함께 아산의 흉상도 현대차그룹 계동사옥 본관에 설치된다.

추모 행사는 굳센 의지로 끊임없이 도전하고 상식을 깨뜨린 영원한 청년 아산의 삶과 발자취를 통해 이 시대 청년들에게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를 주고, 이들의 열정과 가능성을 응원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추모위원회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해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행사를 지양하고, 다양한 세대들과의 진정성 있는 공감에 중점을 뒀다.

아산 정주영 20주기 추모 사진전은 오는 22일부터 4월 2일까지 현대차그룹 계동사옥 로비에서 열린다. 아산의 5가지 대표 정신인 △도전 △창의 △혁신 △나눔 △소통에 맞춰 사진, 다큐멘터리 영상, 유물, 어록을 디지털 액자 등을 활용해 전시한다.

먼저 △도전에서는 현대자동차공업사·현대건설 설립 등 ‘청년 정주영이 강원도 통천을 떠나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꿈을 일구어 나가는 모습들’을, △창의에서는 서산 간척지 사업, 서울올림픽 유치, 사우디 아라비아 주베일항 공사, 500원 지폐로 선박 수주 등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할 때 하고자 하는 굳센 의지로 끝없이 다르게 생각하고 단호하게 실행했던 모습들’을 담았다.

이어 △혁신에서는 한국 첫 고유모델 포니 개발, 제2한강교·경부고속도로 건설 등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한 모습들’을, △나눔에서는 아산사회복지재단 및 아산병원 설립을 통해 ‘질병과 가난이 악순환되는 고리를 끊고자 했던 모습들’을, △소통에서는 ‘직원들과 소탈하게 어울리고 국내 경제인, 세계 각국 정상들과 대화하는 모습들’을 의미있게 표현했다.

추모 사진전 공간 내에 아산이 수많은 중요 결단을 내렸던 집무실을 재현했으며, 포니 실차와 포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콘셉트카 ‘45’를 전시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온라인에서도 추모 사진전을 열어,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추모위원회는 ‘아산정주영닷컴’에서 오는 21일부터 9월 20일까지 ‘아산 정주영 20주기 추모 온라인 사진전’을 진행한다.

아산의 삶과 경영자로서의 역사적 순간들을 영상으로도 제작해 3월 22일부터 현대차그룹 및 범현대가 공식 SNS 채널을 통해 소개한다.

또한 추모위원회는 아산사회복지재단이 발간한 추모집 ‘영원의 목소리’를 전국의 도서관 등에 배포한다. ‘영원의 목소리’는 아산의 도전과 성공, 나눔과 행복의 실천 등을 어록과 60여 점의 사진으로 생생하게 그려냈다. 아산의 업적과 정신적 유산을 현재와 미래 관점에서 재조명한 경영서 ‘아산 정주영 레거시’ 도 전국 공공도서관 및 대학 도서관에 기증한다.

아산의 흉상도 계동사옥 별관에서 본관 1층 로비로 이전 설치됐다. 계동사옥 본관은 아산이 열정적으로 경영활동을 펼쳤던 상징적인 공간이다.

흉상은 2005년 현대건설 임직원들이 자발적 모금을 통해 당시 현대건설 사옥이던 계동사옥 별관 입구에 건립한 조형물로, 현대차그룹은 아산의 업적과 정신을 되새기기 위해 흉상의 좌대, 벽면 등을 신규 제작해 담백하고 절제된 추모공간을 마련했다.

흉상 좌대 옆면에는 국문과 영문으로 “불굴의 의지와 개척자 정신으로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기고, 시대를 앞선 선구자적 정신으로 없는 길도 새롭게 개척하며 긍정적 신념과 창조적 도전정신을 심어준 아산 정주영의 공적을 기리고 정신을 계승하고자 한다”는 내용의 추모글을 새겨 의미를 더했다.

아산 정주영 20주기 추모위원회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오늘을 개척해 온 아산의 기업가 정신과 몸소 실천한 나눔과 소통의 철학이 시대를 넘어 청년 세대의 꿈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아산 20주기를 맞아 자서전 ‘이 땅에 태어나서’ 독후감 대회를 개최했으며 자서전을 번역해 해외에서 출판한다.

지난해 1월부터 실시한 독후감 대회에는 전국에서 총 6500여 편이 접수되는 등 관심을 모았으며,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이중 49편의 우수 독후감을 선정해 17일 시상식을 열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이 땅에 태어나서'를 중국과 일본에서 재번역해 출간하고, 베트남어로도 신규 번역해 현지에서 출판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도 17일부터 26일까지 현대백화점 본사 사옥 로비에서 ’아산 정주영 20주기 추모전 ‘불굴의 도전 정신’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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