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주현태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맹군이던 사모펀드 KCGI에 한진칼 보유 지분 일부를 넘기며 수십억원의 현금을 챙겼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GI는 지난 8일 조 전 부사장이 보유한 한진칼 주식 중 5만5000주(0.08%)를 장외매수했다. 취득단가는 주당 6만1300원이다. 조 전 부사장은 지분 매각으로 약 34억원 가량의 현금을 취득한 것으로 계산된다.

이에 KCGI의 한진칼 보유 주식수는 1156만5190주에서 1162만190주로 늘어났다. KCGI 지분율은 보통주 기준 17.54%로 소폭 확대됐고, 조 전 부사장의 지분율은 5.71%로 축소됐다.

일각에선 이번 조 전 부사장의 지분 매각을 두고 ‘3자연합’ 간 동맹관계가 와해됐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3자연합은 지난해 1월31일 주식 공동보유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의 골자는 의결권을 공동 행사한다는 데 목적이 있었다. 계약서에는 3자간 협의 없이 단독으로 주식을 신규 취득하거나 처분이 불가능하다는 조항도 합의서에 담겼기 때문에 이번 조 전 부사장의 경영권 포기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조 전 부사장이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식을 팔았다는 것 자체가 실질적으로 경영권을 포기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산업은행이 한진칼 경영에 개입한 이후 안정적으로 경영되고 있으니 경영권을 뺐을 명분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도 “산업은행의 개입과 코로나19 여파속에서 흑자 성적표를 꺼내든 대한항공 등 한진칼 경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보니 3자연합 해체가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수순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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