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2014년부터 비밀프로젝트로 자율주행차 개발중...실차테스트도 마쳐
현대차를 포함한 양산시스템 갖춘 차브랜드와의 협력 필요
애플이 자율주행차를 만들면 세상이 어떻게 변할까. 애플은 이미 2014년부터 ‘타이탄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비밀리에 자율주행차를 개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교통당국으로부터 자율주행차 실험을 위한 주행허가를 받았고, 타사 자동차에 자율주행 프로그램을 적용해 시험 주행도 마쳤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애플이 자율주행차 양산을 위해선 기존 완성차업체와 손을 잡을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애플이 자율주행시스템이나 운영체계(OS), 고객에게 제공하는 콘텐츠, 네트워크 등에선 강점을 보일순 있지만, 정작 전기차 플랫폼과 대량생산체계 등은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애플이 꼭 현대차가 아니더라도 차브랜드와의 협력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과거 애플이 아이폰 생산을 위탁생산 업체인 폭스콘 등에 맡기며 갑에 위치에 있었던 것과 달리, 애플카 생산에선 완성차업체와 대등한 관계를 유지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과 달리 자동차는 탑승자의 안전이 중요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현대차그룹과 애플이 자율주행차 생산 주도권을 두고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한 이유이기도 하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애플카에 어떤 혁신 기능이 담길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애플이 스마트폰 이후 새로운 무대로서 모빌리티를 선정했다는 신호탄"이라며 "이를 시작으로 구글카·아마존카·LG카 등이 나올수 있는 상징적인 제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또 “아이폰은 고장나면 버리면 되지만, 자동차는 운행 도중 고장나면 탑승객 생명에 직결될 수 있다”면서 “모빌리티는 안전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에 애플이 갑이 돼서 진행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만약 애플카에 사고가 나서 사망자가 나오더라도 완성차 업체는 ‘단순 위탁생산을 할 뿐’이라며 책임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애플이 완성차 업계에 어느정도 양보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일명 애플카라고 불리는 애플의 자율주행차 탄생은 단순 기업의 이익을 넘어 전세계 사람들의 생활 패턴을 바꾸게 될 것으로 본다. 애플카가 출시되면 글로벌 자동차시장에 지각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애플은 근래 최고의 혁신 제품으로 손꼽히는 스마트폰을 만든 회사다. 애플이 스마트폰을 처음 선보인 후 전세계 사람들의 생활 중심이 스마트폰으로 집중됐다. 현대인을 ‘호모모빌리쿠스(Homo Mobilicus)’라고 부르며 새로운 인류로 구분할 정도다.
지난해 12월 미국 로이터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현지 매체에선 애플이 자율주행차 시장에 진출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미국 주요 투자은행들도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고 나섰다. 애플은 이같은 소식에 부정하지 않았다. 결국 혁신제품을 만든 애플이 스마트폰 다음 제품으로 애플카를 양산하는 것이 기정사실화됐다. 이는 스마트폰 이후 새로운 생활의 중심이 자동차, 즉 모빌리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