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R에 주력한 CJ제일제당·오뚜기·풀무원 등 호실적

외식업체 월평균 매출 16.5% 하락…뷔페 폐점 이어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신선간편식 전문매장에서 고객이 제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제공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집밥 수요가 늘면서 식품업계는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신장률 기록했다. 그러나 외식 업계는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밖에서의 활동이 줄면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집밥 수요 늘면서 시장 커진 HMR

코로나19 여파에 재택근무가 늘고, 외출이 줄면서 집에서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은 크게 주목받았다.

식품업계는 지난해 국내 가정간편식(HMR) 시장 규모가 4조원을 넘긴 것으로 추정했다. 2019년 HMR 시장 규모는 3조5000억원이었다.

농수산물식품유통공사(aT)는 오는 2022년 HMR 시장 규모가 5조원 정도로 커질 것으로 예측했으나, 코로나19를 만나면서 앞당겨질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HMR 판매에 주력한 기업들은 수혜를 톡톡히 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 동기보다 55.8% 늘어난 1억3975억원이다.

‘비비고 만두'의 경우 지난해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매출이 1조원을 돌파했다. 식품 단일 품목으로 매출이 1조원을 넘긴 것은 비비고 만두가 처음이다.

‘HMR 원조’로 꼽히는 오뚜기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2114억원으로 전년보다 35.8%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오뚜기는 지난해 의정부식 부대찌개 등 지역식 국탕찌개 신제품 6종을 출시하며 신제품 라인업을 강화했다.

동원F&B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0.6% 늘어난 1122억원으로 예상된다. 동원F&B는 지난해 10월에 한식 브랜드 '양반'을 통해 HMR 프리미엄 라인업 '양반 수라'를 출시하며 HMR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꾸준히 HMR 사업을 키워온 풀무원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55.6% 늘어난 476억원으로 추정됐다.

풀무원은 현재 두부, 생면 등 기존 냉장식품 뿐 아니라 냉동 HMR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2019년 얇은피 왕만두인 ‘얄피만두’로 냉동 HMR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풀무원은 지난해 얇은피 교자만두인 풀무원 얇은피 꽉찬교자'와 '풀무원 얇은피 꽉찬교자 매콤해물'을 내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HMR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기업들도 잇달았다. 삼성웰스토리는 지난해 7월 HMR 브랜드인 ‘라라밀스(LaLameals)’를 공식 론칭하고, 불고기, 나물밥, 홈 다이닝 요리 등 제품을 판매중이다.

현대그린푸드도 ‘그리팅’ 브랜드를 통해 맞춤형 건강식단을 HMR 형태로 선보이고 있다. 일반적인 한끼보다 당도와 나트륨, 칼로리 등을 낮춰 설계된 제품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소비습관 변화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던 HMR 시장이 코로나19를 만나면서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강화에 외식업체는 ‘우울’

매장 이용 허가를 하루 앞둔 17일 오후 대구 달서구 이월드 내 카페에서 직원들이 방역작업과 더불어 치웠던 의자를 테이블마다 다시 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외식업체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영업이 제한되면서 코로나19 여파로 힘든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가 발표한 ‘2020년 음식서비스 분야 산업인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외식업체의 지난해 월평균 매출은 2736만원으로 전년보다 16.5% 줄었다.

특히 배달을 전혀 하지 않는 외식업체는 월평균 매출이 2616만원으로 31.2% 줄어드는 등 매출 감소폭이 평균치의 두 배에 달했다.

외식업체중에서도 뷔페업체들의 타격이 컸다. CJ푸드빌의 뷔페 브랜드 빕스(VIPS)는 지난해 31일을 기점으로 빕스·제일제면소 영등포 타임스퀘어점을 폐점했다. 2018년 말 기준 61개였던 빕스 매장은 현재 45개로 줄었다.

한식 뷔페 계절밥상도 매장수를 줄였다. 2017년 50여곳이 넘었던 계절밥상은 현재 운영 중인 매장은 15곳에 불과하다.

애슐리, 자연별곡, 수사, 피자몰, 로운을 운영 중인 이랜드이츠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중이다. 이랜드이츠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30여 개의 매장을 폐점했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프리미엄 시푸드 뷔페 레스토랑 '보노보노'도 지난해 3월 마포점이 영업을 종료하면서 현재 남은 매장이 4개 뿐이다.

그동안 배달과 포장을 하지 않던 뷔페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배달 전쟁에 가세했다.

이랜드 이츠는 지난해 9월부터 애슐리 배달 서비스를 출시하고 배달 서비스 가능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빕스도 지난해 8월 배달 전용 브랜드인 ‘빕스 얌 딜리버리’를 론칭하고 서비스 지역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보노보노도 최근 들어 삼성점, 죽전점, 김포한강점과 보노보노스시 성수점 등 4곳에서 배달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외식업체들이 어려움을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지만 배달 등 서비스 강화로 위기를 극복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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