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 수요 급증…'라방' 활성화

백화점·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 '시름'

한산한 대형 쇼핑몰.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하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우리 삶을 완전히 뒤바꿔놓은지 1년이 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온라인 유통시장이 급성장한 반면, 백화점·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은 외출 자제 분위기에 존폐 위기를 겪을 정도로 흔들렸다.

◇언택트 쇼핑 확산에 온라인몰 활기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1~11월)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45조 124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4% 늘었다. 연말 특수까지 더하면 연간 총 거래액은 1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자들은 식료품, 생필품 등을 온라인으로 구매해 당일 혹은 다음 날 아침에 받아보는 삶에 익숙해졌다. 쿠팡, 이베이코리아, 11번가 등은 넓은 제품군과 빠른 배송을 필두로 몸집을 불렸다.

이같은 흐름을 타고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온라인으로 사업 영역을 대폭 확장했다. 연간 거래액 4조원 달성을 눈앞에 둔 SSG닷컴은 새벽배송 활성화와 함께 스타벅스, 스타필드 등 계열사 오프라인 상품을 대거 입점시키며 고객을 끌어들였다.

롯데는 지난해 4월 롯데온을 본격 론칭했고 현대백화점도 지난해 7월 식품 전문 온라인몰 '현대식품관 투홈'을 선보였다.

온라인 쇼핑객을 겨냥한 각사별 '라이브 방송'도 대세로 자리잡았다. 이커머스 업체부터 유통 대기업까지 라방 전쟁에 합류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어필하고 있다.

업계는 라이브 방송을 필두로 한 비대면 쇼핑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3조원 규모에서 오는 2023년 8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배달 시장 또한 '코로나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빅데이터 분석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앱 3개사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 합계는 지난해 12월 기준 약 2773만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인 1월 2129만명보다 30% 넘게 증가한 수치다.

롯데마트 후방 자동화 설비. 사진=롯데쇼핑 제공
◇오프라인 유통업계 부진에 점포 매각 잇달아

언택트 트렌드가 장기화되면서 오프라인 유통업계에는 먹구름이 끼었다. 롯데는 지난해 대형마트·백화점·슈퍼 등 100여개 부실 점포의 문을 닫았다. 홈플러스도 지난해 자산유동화를 위해 대전둔산점 등의 점포 매각을 진행했다.

이제는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에 대형 오프라인 점포를 차리는 것보다, 더 다양한 상품을 더 빨리 배송할 수 있는 물류 체계를 구축했는지가 승패를 가르는 핵심 경쟁력이 된 것이다.

이에 신세계는 오는 2023년까지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를 7개 더 세우기로 했다. 또 이마트 점포 내 비효율 공간을 PP센터(Picking&Packing)로 개조해 당일배송에 대응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세미다크 스토어'를 확대해 대형마트 점포를 물류기지로 활용 중이다. 세미다크 스토어는 배송 전 단계인 패킹에 주안점을 두고 매장 영업과 동시에 후방에 핵심 자동화 설비를 구축한 형태를 말한다.

롯데마트는 스마트 스토어만으로는 매장의 배송 거점화 전략이 어렵다고 판단해 세미다크 스토어를 강화하기로 하고, 오는 2021년까지 29개의 세미다크 스토어를 확대할 예정이다.

홈플러스 또한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올라인(All-Line)' 유통모델을 구축했다. 오프라인 점포를 온라인 물류거점으로 전략화하는 한편 온라인 수요가 높은 일부 지역에는 점포 내의 유휴공간을 활용한 '풀필먼트 센터'를 조성해 대응하고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