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부터 22일까지 '온라인 추모관' 운영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오는 19일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한 지 1주기를 맞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격호 명예회장 별세 이후 확고한 원톱체제를 갖추게 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에 쉽지 않은 한해를 보냈다. 그러나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보수적인 기업문화를 벗어 던지고 ‘뉴롯데’ 체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혁신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17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는 오는 18일 오전 10시부터 오는 22일 오후 6시까지를 신격호 명예회장 추모 주간으로 정하고 그룹 임직원들이 온라인으로 헌화하고 추모글을 남길 수 있는 ‘온라인 추모관’을 운영한다.

신동빈 회장은 온라인 추모관을 통해 추모객들에게 인사말을 전한다. 지난해 장례 당시 명예 장례위원장을 맡았던 이홍구 전 국무총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의 추모사도 소개된다.

롯데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특별한 내부 행사 없이 온라인으로 조용히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동빈 회장은 신격호 명예회장 별세 후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으로 선임되며 한·일 롯데 경영권을 모두 확보하는 등 원톱체제를 공고히 했다.

또한 신격호 명예회장의 국내 보유지분 정리를 통해 신 회장은 롯데지분 지분율을 기존 11.75%에서 13.04%로 끌어올리면서 그룹 지배력을 높였다.

그러나 뉴롯데 프로젝트는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위기로 사실상 연기됨에 따라 신 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광범위한 혁신경영을 실시했다.

롯데그룹이 지난해 8월 창사 이후 처음으로 실시한 비정기 인사가 대표적이다. 황각규 부회장이 용퇴하고 지주 경영혁신실 임원 전체가 교체되는 등 파격 인사였다.

이후 11월 정기임원 인사에서 롯데그룹은 50대 초반의 최고경영자(CEO)가 그룹 전면에 대거 배치했다. 이 인사로 롯데그룹에선 처음으로 1960년대생 BU(Business Unit)장과 1970년대생 CEO가 나오기도 했다.

임원 직제도 슬림화했다. 승진이나 신임 임원 수를 지난해보다 80% 수준으로 줄이고, 임원 직급 단계도 기존 6단계에서 5단계로 줄였다.

재계 안팎에서는 “신 회장의 위기극복에 대한 의지가 드러나는 인사”라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롯데온’ 오픈 등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낸 것도 신 회장의 위기극복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롯데온은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롯데하이마트·롯데홈쇼핑·롭스 등 7개 유통 계열사 통합 온라인 쇼핑몰로 지난해 4월 출범했다.

롯데온은 다른 온라인몰과의 차별점으로 ‘초개인화’, ‘O4O’(Online for Offline·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 등을 내세우며 이커머스 시장을 공략중이다. 출범 당시는 주춤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결제금액이 상반기보다 2배 늘어나는 등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외에 △롯데면세점 ‘스마트 스토어’ △롯데마트 '디지털 풀필먼트 스토어' 등도 모두 지난해 이뤄진 롯데그룹 디지털 전환의 성과물이다.

신 회장의 이러한 과감한 리더십은 신격호 명예회장의 리더십과 오버랩된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공격적 인수·합병(M&A) 등 전략으로 롯데그룹을 지금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몸을 사릴 만한 위기의 순간인데도 새로운 시도와 결단을 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올해는 신 회장이 과감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성과를 내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재도약을 위한 공격적 투자와 함께 디지털 전환 등 각 분야에서 성과를 내는데 집중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신 회장은 지난 13일 열린 전체 임원 회의 VCM(Value Creation Meeting·주요 임원 회의)에서 “각자의 업(業)에서 1위가 되기 위해 필요한 투자는 과감하게 진행하라”고 말했다. 위기 극복 차원이 아니라 업계 1위가 되기 위해 나설 것을 주문했다.

재계 관계자는 “신격호 명예회장의 별세로 신동빈 회장의 원톱 체제는 공고히 됐지만, 코로나19로 성과를 내기는 힘든 한해였다”며 “뉴 롯데 체재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과감한 투자와 함께 미래 성장동력을 찾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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