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울산공장.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자동차 핵심부품인 반도체 확보에 난항을 겪으며 생산 차질까지 이어지고 있다. 반면 현대·기아자동차 등 국내 기업은 반도체 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아직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 토요타자동차는 반도체 수급에 차질이 생겨 미국 텍사스주 공장에서 생산 중이던 픽업트럭 ‘툰드라’생산 을 줄이기로 했다.

또한 폭스바겐, 피아트·크라이슬러(FCA), 포드 역시 반도체 확보에 애를 먹으며 공장 가동을 멈추거나 생산 조정에 들어갔다.

이같은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반도체 공급 부족은 1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여파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정용PC와 스마트폰 등의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자동차 산업에까지 영향이 미친 탓이다.

업계에선 자동차가 최근 가전제품처럼 반도체가 많이 들어가는 만큼,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현재 상태가 계속되면 자동차 산업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현대·기아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아직까진 반도체 물량을 어느정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반도체 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당장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면서 “다만 향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국내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생산기업이 있어 국내 완성차 업체에 타격이 덜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이들 회사들은 이미 해외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국내차 업체에 특혜를 주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를 글로벌 소싱하고 있는 만큼, 반도체 수출도 해당 국가와 약속이 정해져 있다”면서 “계획된 생산물량을 국내기업으로 돌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반도체 공급 부족이 매우 심각해져 국내 산업에 큰 타격이 발생한다면 반도체 수출을 막고 국내기업 먼저 공급할 가능성은 있다. 코로나19로 국내 마스크 공급이 부족해지자 수출을 막았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김 교수는 “비상시에 국내 공장에서 만드는 반도체를 국내기업에 먼저 공급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현재 자동차 업계의 반도체 공급 문제는 수요와 공급에 버벅거림이 발생한 정도로 아직 극심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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