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주현태 기자
[데일리한국 주현태 기자] 최근 정부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산업에 대해 임대료 감면·납부유예 기간 추가 연장 등의 지원책을 밝혔다. 대형항공사와 LCC 등 항공업계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형식적인 지원보다는 보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자금지원을 원하고 있는 모양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5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고용·경영 안정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항공산업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입점 면세점의 임대료 감면·납부유예 조치를 연장하고, 임대료를 품목별 영업 요율로 적용하는 안 등이 담겼다.

정부는 단기적으로 유동성과 고용안정을 위한 자금을 지원한다. 대형 항공사는 기간산업안정기금, 저비용항공사(LCC)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등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해 부족한 자금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대형항공사 관계자는 “정부의 추가 지원에 환영한다. 1억~2억원도 아까운 상황이기 때문에 무급휴가인 직원들에게는 더더욱 희소식일 것”이라며 “정부가 항공업계의 상황을 이해하고 소통을 해준다면 코로나19라는 상황도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의 지원으로 당장 부담은 완화되겠지만, 일부 지원책은 LCC 측면에선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LCC는 지원 규모가 적다는 게 문제다. 앞서 정부는 지난 상반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엔 총 2조9000억원, LCC엔 총 3035억원의 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일각에선 매각할 자산이 있는 대형사들은 일부 사업부문을 팔거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마련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자산이 빈약한 LCC들은 자금조달 수단이 없기 때문에 더 힘든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제주항공의 올 상반기 부채비율은 875%로 지난해 말(351%)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티웨이항공과 진에어의 부채비율은 각각 500%대 후반으로 동기간 2배 늘었고, 에어부산의 경우에도 지난해 말 812%에서 올 상반기 부채비율이 1884%로 증가했다.

자금 고갈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제주항공의 현금 보유액은 2분기 말 기준 972억원이고 진에어는 1292억원, 티웨이항공은 1021억원이다. 모두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반 토막 수준이다. 업계에선 현금 보유액이 이르면 올해 안으로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 한 관계자는 “지원 방안에는 환영하지만, 당장 유동성 자금이 부족한 이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자금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며 “항공사별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정부도 감안하고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국내 LCC 중 1위인 제주항공은 최근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해 총 2557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진에어의 경우 1000억원대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지만, 지난 27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받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티웨이항공도 500억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모기업의 참여 저조로 실패한 바 있다.

항공업계 전문가는 “현재 정부는 항공업계를 좀 더 이해해야 한다. 명확한 지원이 없다면 제2, 3의 이스타항공이 나타나는 건 시간문제”라며 “현실적으로 항공사별 상황에 맞는 각각 지원은 힘들겠지만, 이럴 때일수록 항공사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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