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올랐으나 경영권 장악 실패...성지건설 회장직 쫓겨나

한국테크놀로지, 대규모 적자 행진...부채비율 200% 넘어서

김용빈 한국테크놀로지 회장이 소리바다에 이어 성지건설 경영권 확보에도 실패했다. 김 회장은 대한컬링연맹 회장도 맡고 있으며 25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나서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 부단장에 선임됐다. 사진=대한컬링연맹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김용빈 한국테크놀로지 및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이 타 법인 인수에 나섰다가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잇따라 고배를 마셨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테크놀로지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성지건설 인수에 뛰어들어 최대주주 지위에는 올랐지만 경영권을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음원업체인 소리바다에 이어 두 번째 좌초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지난해 8월말 법원 경매를 통해 성지건설 지분 29.28%(416만8055주)를 인수, 최대주주가 됐으나 반대 세력에 밀려 이사회를 장악하는데 실패했다. 김용빈 회장도 성지건설 회장직에서 쫓겨났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최대주주 등극 후 성지건설 경영권 행사를 위해 임시주총 안건으로 김용빈 회장을 포함한 7명의 사내이사 후보와 8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하지만 전 최대주주이자 현재 지분 7.95%(113만2290주)를 가진 MGB파트너스 측의 반발로 무산됐다. MGB파트너스는 2대주주인 빌리언(지분 13.74%) 등과 연합해 지난해 11월 19일 개최한 임시주총에서 대우조선해양건설 측이 추천한 이사 선임 안건을 모두 부결시켰다. 대신 자기들이 내세운 인사 5명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성지건설은 12월 1일 김용빈 회장을 비롯한 송세호 회장, 이용승 대표이사 사장 등 최대주주측 인사 8명을 해임했다.

MGB파트너스는 펀드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옵티머스자산운용의 2대주주였으며, 박준탁 대표는 성지건설 관련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6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성지건설은 자본금 무상감자에 이어 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할 예정이어서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지분율이 뚝 떨어지고 최대주주 지위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

성지건설은 지난 해 임시주총에서 보통주 20주를 7주로 줄이는 무상감자 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자본금이 771억8653만원에서 249억1528만원으로 감소한다.

작년 임시주총을 앞두고 당시 이용승 사장은 “MGB파트너스측이 10분의 1 수준의 무상감자를 실시하고, 이후 제이더블유에셋매니지먼트를 대상으로 50억원의 상당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사장은 또 “제이더블유에셋매니지먼트는 박준탁 대리인이 설립한 회사며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제이더블유에셋이 성지건설의 최대주주가 돼 회사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된다”고도 말했다.

따라서 김용빈 회장으로서는 성지건설 지분 30%를 인수하는 데 쓰인 자금을 고스란히 날릴 위기에 처한 셈이다.

김용빈 회장이 인수에 나섰다가 실패한 전례는 또 있다. 한국테크놀로지는 지난 2020년 2월 당시 손자회사였던 콜센터 전문업체인 중부코퍼레이션을 통해 소리바다 최대주주가 됐다. 중부코퍼레이션은 자회사였던 한국코퍼레이션이 80.17%, 한국테크놀로지가 19.83%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중부코퍼레이션은 소리바다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81억원을 참여, 지분율 14.37%를 확보하면서 최대주주가 됐으나 지분 7%대인 2대주주 제이메이슨의 반발에 부딪혔다. 이후 법정 다툼을 벌이고 주총에서 표 대결을 벌였으나 끝내 경영권을 가져오지 못했다.

이후 한국테크놀로지는 한국코퍼레이션을 매각했으며 한국코퍼레이션은 소리바다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김용빈 회장이 이끄는 한국테크놀로지는 수년간 실적부진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개별 기준으로 지난 2019년 매출 46억원에 영업손실 72억원, 순손실 120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2020년에는 매출 221억원, 영업손실 181억원, 순손실 252억원에 머물렀다.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매출액 144억원, 영업손실 87억원, 순손실 13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테크놀로지의 작년 3분기 기준 자기자본은 131억원에 그친 반면 부채는 288억원으로 부채비율이 219%에 달한다.

한편 김용빈 회장은 지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제10대 대한카누연맹 회장을 역임하며 체육계와 인연을 맺었다. 2021년엔 제9대 대한컬링연맹 회장에 당선됐고, 25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나서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 부단장에 선임됐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