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가입 문턱 높이고 임직원 감축해 최대실적 '부정적 요인'도 존재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제공=메리츠화재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메리츠화재는 올해까지 3년 연속 연봉의30% 이상을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의 ‘성과주의’ 경영의 결과다. 하지만 그 이면을 뜯어보면 지난해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공익적 성향이 강한 자동차보험 가입 문턱을 높여 손해율 관리에 나섰고, 주요 손보사 중 가장 많은 비중의 임직원이 회사를 떠나기도 하는 등 부정적 요인도 존재한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가 지난해 3분기까지 직원들에게 지급한 전체 급여는 2730억원으로 이는 2020년 3분기 1740억원 대비 56.9% 증가했다. 같은 기간 10개 주요 손해보험사들 급여가 21.1%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메리츠화재의 급여는 크게 늘었다.

메리츠화재 급여 급증의 배경에는 2020년 3분기 평균 연봉의 30% 성과급 지급에 이어 지난해 1분기에도 다시 30% 이상의 성과급을 지급했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의 성과급은 실적 개선에 따른 것이다.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4657억원으로 2020년 3분기 3236억원 대비 43.9% 증가했다. 또 2019년 대비 2020년은 60% 증가했다. 회사의 이익증가에 따라 임직원들의 성과급을 포함한 전체 급여가 급증한 것이다.

메리츠화재는 이익 증대를 위해 장기인보험 등의 판매에 집중하는 대신 손해율이 높은 자동차보험 등의 판매를 줄이며 손해율 관리에 나섰다. 지난해 메리츠화재는 인수심사 강화 등의 방식으로 공익성 성향이 강한 자동차보험의 가입문턱을 높였다.

그 결과 지난해 3분기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5.8%로 전년 동기 대비 5%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 메리츠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손보업계 최저다. 쉽게 말해 사고위험이 높은 고객의 계약은 받지 않고, 우량고객의 차량만 보장해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을 펼친 것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달성 속에서도 임직원은 감소했다.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임직원 수는 2847명으로 2020년말 2947명 대비 100명, 3.4%가 감소했다. 이로 인해 퇴직급여는 44%가 급증했다. 같은 기간 주요 손보사 퇴직급여가 20% 감소한 점을 볼 때 메리츠화재는 다른 손보사들 보다 더 많은 직원들을 내보낸 셈이다.

메리츠화재 사옥/제공=메리츠화재
메리츠화재의 이러한 행보에는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김 부회장의 성과주의 경영전략이 배경에 있다. 김 부회장은 2015년 취임과 동시에 인력 감축과 함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또 영업력이 강한 법인보험대리점(GA)에게는 높은 수수료를 제공하며 매출 강화에 나섰고, 전속영업조직은 기존 정규직이던 지점장을 계약직으로 전환해 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는 사업가형지점장을 도입하며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김 부회장의 혁신적이고 파격적인 행보는 손보업계에 ‘파란’을 일으키는 동시에 ‘분란’도 뒤따랐다. 메리츠화재는 김 부회장이 이끈 지난 7년간 가파른 성장을 거듭한 동시에 소비자 보호 미흡, 수수료 과열 조장, 지나친 실적압박, 과도한 보험설계사 모집 등의 꼬리표가 뒤따랐다.

김 부회장은 “2021년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만큼 임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성과급은 2020년보다 많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는 3월 메리츠화재 임직원은 역대급 성과급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해 30% 이상을 지급한 만큼 올해는 40% 내외로 예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김용범 부회장은 그동안 손보업계에서는 보기 어려운 파격적인 경영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이를 통한 메리츠화재의 거침없는 성장세에 보험업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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