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광재·박영선 활용↑…김동연, 대선 출마 영상 발행

시장 확대 기대감 vs 세부 내용 안보여, 표심 위한 행보 비판

사진=유토이미지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최근 NFT(Non-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 토큰) 열풍이 정치권으로 번지고 있지만 가상자산·블록체인 업계 안팎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일부 정치인들이 글, 사진, 후원금 영수증을 NFT로 발행하면서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관련 법·제도가 추가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0일 정치·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정치인들은 여당을 중심으로 NFT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9일 국내 4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대표들과 현장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서 이 후보는 가상자산 관련 공약을 발표하면서 '이재명은 합니다 소확행 공약 1호' 글을 NFT로 발행했다.

이 후보는 이날 크래프터스페이스를 통해 NFT를 발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플랫폼에서는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가 출시한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누구나 NFT를 발행할 수 있다. '이재명은 합니다 소확행 공약 1호' NFT의 수익금은 사회에 환원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같은 당인 이광재 의원도 정치 후원금 영수증을 NFT로 발행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최근 가상자산으로 정치 후원금을 낼 수 있는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이곳에서는 실명인증을 한 후원자가 본인의 전자지갑에 있는 가상자산을 이광재 후원회의 전자지갑을 이체하는 방식이다. 이체된 가상자산은 거래소를 통해 원화로 환전 후 후원회 원화 통장으로 입금된다. 이후 NFT로 발행된 영수증은 후원자의 이메일로 전송된다.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 디지털대전환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박영선 전 의원도 올 초 NFT 1호(가상자산 거래소 폐쇄 반대 페이스북 글)가 2천 클레이에 판매됐다고 밝혔다. 클레이는 그라운드X의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한 가상자산으로 2천 클레이는 약 340만원이다. 박 전 의원은 NFT 1호에 이어 새해 인사 담은 NFT 2호를 발행하기도 했다.

또한 기획재정부 장관, 경제부총리를 지냈던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도 최근 대선출마 영상을 NFT로 발행했다.

정치권의 NFT 활용을 바라보는 업계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NFT 시장이 정치권의 관심·지원으로 더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지만 대부분 세부적인 정책이 추가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현재 대선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은 가상자산·블록체인에 치우쳐 있어, 빠르게 성장하는 NFT 시장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표심을 위한 행보라는 날선 비판도 나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발표된 여야 후보의 가상자산 관련 공약을 살펴보면 두 후보 모두 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구체적으로 주식 과세와의 형평성 문제, ICO 허용 등 업계가 직면해 있는 과제에 대한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NFT에 대한 세부적인 정책이 없다는 것을 아쉬워했다.

다른 관계자는 "모 캠프에서는 공약으로 'NFT 거래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면서 "관계자의 입장에서 거래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이야기는 반가운 일이지만 규제를 강화하거나 플랫폼 자체를 개선하는 식의 구체적인 내용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모호한 이야기가 거듭된다면 향후 등장하게 될 공약은 트렌드를 반영하고 업계를 육성하기 위한 의도보다 표심을 얻기 위한 의도가 앞선 것처럼 보일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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