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 도입 앞두고 대부분 생보사 방카슈랑스 초보료 감소

다른 보험사 줄이는 사이 삼성생명은 방카슈랑스 매출 확대

삼성생명 서초사옥/제공=삼성생명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대부분의 생명보험사들이 방카슈랑스를 축소한 사이 삼성생명은 오히려 방카슈랑스 매출 확대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 방카슈랑스 초보료는 2020년에 이어 지난해도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생명의 방카슈랑스 초보료는 5년 사이 1조원 이상 급증했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생명보험사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 4조4754억원으로 전속설계사, 대리점 등 전체 대면채널 초회보험료의 81%를 차지했다.

방카슈랑스는 은행에서 판매한 보험으로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보장성보험이나 변액보험 대신 저축성보험을 위주로 판매된다. 방카슈랑스의 저축성보험은 일시납이 많고, 보험료도 커 생보사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IFRS17 도입을 앞두고 과거 판매한 고금리 상품의 역마진이 커지면서 생보사들은 저축성보험 판매를 크게 줄였다.

생보사 방카슈랑스는 지난 2016년에서 2018년 사이 초보료는 무려 61.6%나 급감했지만, 2019년과 2020년 DLF와 라임사태로 금융투자상품 판매가 어려워진 은행들은 다시 방카슈랑스 판매에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해 방카슈랑스 초보료는 2020년 같은 기간 5조3676억원 대비 16.6% 감소했지만, 이는 2019년에서 2020년 사이 42.6%나 급증한 기저효과고, 지난해도 방카슈랑스는 증가세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주요 생보사 방카슈랑스 초보료 추이/제공=생명보험협회
방카슈랑스 증가세는 삼성생명이 주도했다. 지난해 10월 기준 삼성생명 방카슈랑스는 1조9312억원으로 생보사들이 방카슈랑스를 줄이기 시작한 2017년 대비 1조원 이상 증가했다. 삼성생명 방카슈랑스 초보료는 생보사 전체 초보료의 43.2%나 차지하고 있다.

삼성생명 방카슈랑스 초보료는 2016년 9690억원에서 2017년과 2018년 각각 8977억원, 8226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2019년 1조862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고, 2020년은 2조5192억원으로 131.9%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방카슈랑스 강자 자리를 지켜온 NH농협생명과 동양생명의 초보료는 대폭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10월 기준 농협생명 방카슈랑스 초보료는 5439억원으로 전년 대비 8.5% 증가했다. 하지만 2016년 기준 농협생명 방카슈랑스 초보료는 2조3436억원에서 2020년말 5014억원으로 76.6%나 급감했다.

동양생명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10월 기준 동양생명 방카슈랑스 초보료는 109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8.9% 감소했다. 2016년 기준 동양생명 방카슈랑스 초보료는 2조2737억원으로 2020년말 4428억원 대비 80.5%나 감소했다. 이밖에 한화생명, 신한라이프, 미래에셋생명, 흥국생명 등 대부분의 보험사들도 방카슈랑스 초보료가 크게 줄었다.

결국, 다른 보험사들이 방카슈랑스를 줄이는 동안 삼성생명은 자본력을 앞세워 방카슈랑스 채널을 확대한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들은 매출 확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방카슈랑스를 늘리는 분위기다”라며 “상대적으로 RBC에 여유가 있는 삼성생명이 방카슈랑스 매출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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