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 대비해 유상증자·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에 자회사 매각까지

서울/제공=픽사베이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오는 2023년 보험계약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은 자본확충에 분주하다. 그동안 유상증자와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해온 보험사들은 최근 금리인상에 따라 부동산·자회사 매각 등을 통한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보험사들은 유상증자와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등을 통해 3조6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섰다.

전날 롯데손해보험은 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롯데손보가 이번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금리는 6.8%, 만기는 오는 2051년 12월까지다.

최근 하나손해보험은 서울 종로구 인의동에 있는 본사 사옥을 하나자산신탁이 설립하는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은 ‘세일 앤 리스백’ 방식으로 진행하게 된다. 하나손보는 이를 통해 1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생명도 지난달 25일에는 유상증자 1000억원을 결의했다.

또 지난달 DGB생명은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달 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인 유상증자로 DGB생명의 RBC비율은 지난 3분기 기준 204%에서 270%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DGB생명은 지난 5월 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바 있다.

지난 9월에는 내년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교보생명이 4700억원의 ESG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고 푸본현대생명은 95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푸본현대생명은 6월 458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4월 545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KB생명은 8월 700억원, 5월 13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이밖에도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각각 3500억원, 499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KB손해보험은 상반기 379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했고, 421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추가 발행할 방침이다. 여기에 미래에셋생명은 2분기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찍었고, NH농협손보는 10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보험사들이 자본확충에 나서는 이유는 오는 2023년 IFRS17와 K-ICS(신지급여력제도, 킥스) 도입에 대응해 자본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IFRS17은 보험사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 핵심이다. 새 제도가 도입되면 고객에게 약정된 금액을 돌려줘야 하는 저축성보험은 회계상 부채가 된다. 특히 과거 판매했던 고금리 저축성보험이 보험사들의 큰 부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오는 2023년 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은 자본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최근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하 이자 부담으로 채권 발행보다는 유상증자나 자산매각 등을 선호하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