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비중도 7.8%포인트 감소해 43.5%...생보사들 고령화·저출산 등 타격

삼성생명 본사/제공=삼성생명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삼성생명의 종신보험 매출이 20% 이상 감소했다. 종신보험은 생명보험사의 주력 상품이다. 하지만 최근 고령화, 저출산, 저금리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생보사들의 종신보험 매출은 해마다 감소세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보장성보험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했던 삼성생명의 종신보험 매출 비중은 올해 3분기 43%로 크게 쪼그라든 모습이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3분기 누적 보장성 APE는 1조36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4680억원보다 7.2% 감소했다.

APE(연납화보험료)는 모든 납입 형태의 보험료를 연간 기준으로 환산한 지표다. 초회보험료의 납입주기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단점을 보완해 모든 초회보험료를 연납화해 보험사 매출의 정확한 비교가 가능하다.

올해 삼성생명의 보장성 APE 감소는 종신보험 매출 감소 영향이다. 지난 3분기까지 보장성 APE를 부문별로 보면 건강·상해보험은 68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고,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CI보험의 겨우 34.5%나 증가했다. 반면, 종신보험은 60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530억원 대비 20.2% 감소했다.

삼성생명 3분기 누적 보장성 APE/제공=삼성생명
지난해 3분기까지 종신보험 비중은 51.3%로 건강·상해보험 44.8% 보다 크게 앞섰다. 하지만 올해 3분기는 종신보험 비중은 43.5%로 7.8%포인트 감소했고, 건강·상해보험 비중은 49.5%로 4.7%포인트 증가하면서 종신보험과 건강·상해보험의 비중이 역전됐다.

특히, 종신보험 비중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2018년까지 삼성생명의 종신보험 비중은 61.7%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생명보험뿐만 아니라 손해보험사까지 건강·상해보험 판매 경쟁이 치열했던 2019년 종신보험의 비중은 48.7%로 크게 떨어졌고, 지난해 말 다시 50% 수준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때, 종신보험은 생명보험사의 주력 상품이다. 하지만 최근 고령화, 저출산, 저금리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생보사들은 종신보험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최근 새롭게 선보인 상품마다 금융당국의 규제를 받으며 종신보험 매출은 매년 감소세다.

삼성생명 보장성 APE 비중 추이/제공=삼성생명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삼성생명 등 주요 생보사들은 종신보험 대신 건강·상해보험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건강·상해보험은 종신보험과 비교해 보험료가 저렴하고 보장 기간이나 보장 범위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 다양한 고객층을 흡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건강·상해보험 시장은 생보사뿐만 아니라 손보사들도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고, 손보사에 비해 생보사 상품들이 보장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져 장기적으로 매출을 확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종신보험 판매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생보업계 리딩 컴퍼니인 삼성생명 마저 종신보험 매출이 크게 감소한 점은 시사하는 점이 크다”며 “생보사들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미 포화 상태인 건강·상해보험 보다는 헬스케어, 장기요양 등의 시장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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