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올해 25% 오를 때 코스피 3%…3분기 실적부진 탓 '디커플링' 지속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는 중에도 코스피는 3000선을 두고 더 후퇴했다.

이러한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국내 투자자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최근의 공급망 병목 현상 등 글로벌 악재에 대해 국내 증시가 더 취약한 구조를 가진 탓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07포인트(0.31%) 내린 2960.20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반해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20% 오른 15,971.59에 마감하며 7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S&P500지수도 각각 0.56%, 0.37% 올라 나란히 최고점을 달성했다.

올해 들어 지난 5일까지 S&P지수는 25.07% 상승했으나 코스피는 3.33%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달 S&P500지수와 코스피의 등락률 차이는 10.11%포인트까지 벌어져 2011년 2월(9.50%포인트) 이후 11년 만에 최대 수준을 보였다.

이처럼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힘을 못 쓰는 원인으로는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부진, 공급망 병목에 취약한 산업 구조, 수급 상황 등이 꼽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디커플링 현상에 대해 "3분기 실적시즌 기간에 미국 등 선진국의 실적 모멘텀이 상대 우위에 있었다는 점이 결정적인 요인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신흥국들의 실적 모멘텀이 회복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이미 신흥국들의 실적 전망치 하향은 상당부분 주가에 반영됐으며, 코로나 백신 접종 확대, 코로나 치료제 가시화, 미국의 1조달러 인프라투자 가결로 인한 신흥국으로의 인프라투자 모멘텀 등을 고려하면 과도하게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 증시는 실적 피크아웃, 공급망 훼손 등의 동일 변수를 안고 있지만, 업종 비중 차이에서 비롯된 내성도 한몫한다"고 분석했다.

코스피 상장기업 중 시크리컬(경기민감업종),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공급망 차질과 관련된 업종 비중이 58.9%로, S&P500 기업들(28.9%)보다 훨씬 아 글로벌 변수에 대한 내성이 달랐다는 설명이다.

대규모 기업공개(IPO) 등으로 수급상황이 달라진 탓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주식시장을 누르는 가장 큰 요인은 수급이라고 전했다.

그는 "유상증자와 IPO 등으로 주식의 공급이 늘면 시총 증가율이 지수 등락률보다 높다"며 "작년까지 국내 주식시장의 지수 등락률과 시총 증감률은 큰 차이가 없었으나 올해 들어서는 지수가 3.3% 오르는 동안 시총은 10.9%나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S&P500 지수의 지수 등락률과 시총 증감률은 차이가 거의 없다.

박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 등 대형 IPO가 여전히 대기 중으로, 수급 부담은 여전히 국내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을 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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