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주주가치 외면에 1인 시위·주식 모으기 등 단체행동 돌입

사진=유토이미지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최근 소액주주들의 집단행동이 늘고 있다. 회사가 주주가치를 외면했다는게 집단행동의 주요 원인인데 소액주주들은 대책위원회를 만들고 장부열람권 요구, 임시주주총회 개최, 1인시위 등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 HMM, 더블유게임즈의 소액주주들은 회사 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우선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은 최근 사측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주가 부양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회사 측에서 거부의사를 내비쳤고 소액주주들은 지분 모으기에 돌입했다.

이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겠다는 의도로 상법 제366조에 따르면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3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는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할 수 있다.

이 회사 소액주주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이유는 주가 부진 탓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주가는 올해만 37.0%(10월 20일 기준) 떨어졌다. 게다가 시장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재고부담, 바이오의약품 매출의 한계로 3분기 실적도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는 상황이다.

HMM 소액주주들도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기 위해 지분을 모으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사회단체, 법무법인과의 협력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특히 주주들은 최근 HMM의 주가 급락의 원인은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HMM의 영구채 조기상환을 묵살하고 주식전환을 강행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영구채는 원금 상환없이 일정 이자만 지급하는 채권으로 만기가 없다. 소액주주들은 해진공이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시중의 물량이 늘면서 주가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양수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은 19일 국정감사에서 HMM이 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했냐는 질문에 "아직 없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그러면서 내부적으로 △상환을 받는 경우 △주식전환청구권을 행사하는 경우 △차환하는 경우 등 시나리오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블유게임즈의 소액주주도 회사가 상장 이후 괄목할만한 성장을 해왔음에도 주주가치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액주주들은 감사 선임을 위해 현재까지 약 1%의 지분을 모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이들은 회사에 장부열람권을 요구했으나 더블유게임즈 측은 주식 보유 요건을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한 주주는 "더블유게임즈의 소액주주들은 현재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앞으로 더 확대할 계획이다"라며 "장부열람권과 관련 회사 측이 요구한 소유자증명서와 법무법인에 대리권을 위임했다는 위임장도 모으고 있으며, 적정 주식이 모일 경우 관련 자료들을 더블유게임즈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SK케미칼, 두산인프라코어, 라파스 등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소액주주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개인 투자자가 늘면서 시장은 양적 성장을 거듭해왔다"며 "그러나 경영진, 주주 등을 포함한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질적인 성장은 미진했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기업과 주주는 동반자며 상생해야 하는 관계다"라며 "주주가치와 기업성장을 함께 모색하는 성숙한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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