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가계부채에 은행대출 이익 늘어…비은행 계열사 실적개선도 한몫

[데일리한국 이혜현 기자] 다음주 21일부터 시작되는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올해 3분기 ‘실적 위크’에서 역대급 실적이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역대급 규모로 가계대출이 치솟으며, 은행의 주요 수익원인 대출 수요도 좀처럼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의 곳간이 두둑해져 호실적을 견일 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특히 수년간 은행이익 비중이 금융지주 순이익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이익원천이 다양화 돼 이익의 안정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실적이 개선돼, 겉으로 보이는 것 보다 수익 구조가 더 좋아졌다는 평가다.

최근 금융지주 실적의 특징 중 하나는 증권, 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 개선세가 눈에 띄게 좋아지면서 비이자 부문의 이익 비중이 높아졌고, 이는 지주사 전체 수익성이 높아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리딩금융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KB금융지주는 은행과 비은행 모두 고른 성장으로 사상최대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KB금융의 3분기 순이익은 1조1194억원으로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으로 예상한다”며 “지난해 푸르덴셜 생명을 인수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했고 은행, 증권, 보험 계열사가 협업해 자산관리(WM) 강화 모델을 구축하는 등 이자이익을 보완했다”고 평가했다.

신한금융지주는 비은행이익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3분기 순이익은 1조1159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상반기 기준 순이익으로 보면 비은행 부문이 47%를 차지하고 있어 은행 기반의 수익구조에서 탈피해 글로벌 금융지주에 근접한 포트폴리오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금융지주사 중 가장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는 신한금융은 금융지주 중에서는 처음으로 3분기 배당을 실시한다.

신한금융은 오는 26일 실적발표와 함께 이사회에서 3분기 배당규모 등을 최종적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배당금 지급은 다음달 중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 2분기 지주 출범 이후 첫 분기배당을 결정하고, 1주당 3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완전 민영화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우리금융지주는 올 3분기에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순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배승 이베스트 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우리금융의 예상 순이익은 7160억원으로 시장의 예상을 넘는 호실적 기조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이자이익 증가가 이익성장을 지속해서 견인하고 있고, 대손비용과 판관비 부담도 낮게 유지돼 고수익 실현이 예상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상반기 대비 비이자이익 감소에도 핵심이익 증가와 낮은 비용부담을 바탕으로 자기자본이익율(ROE) 10% 이상의 고수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다”고 덧붙였다.

우리금융의 3분기 순이익 중 특이요인으로는 케이뱅크 지분법 관련이익 700억원이 예상된다.

전 애널리스트는 “금리인상 효과와 가계대출 억제조치에 따른 가산금리 상승으로 4분기 마진은 재차 상승할 것으로 보여 긍정적 이익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그는 “전분기 충당금 환입효과 소멸(500억원)로 대손비용 상승이 예상되지만, 경상수준을 벗어나지 않는 가운데 카드, 캐피탈 등 기타 자회사의 실적 또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3분기 예상 순이익은 8314억원이다.

전 애널리스트는 “이자이익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손비용이 낮게 유지되면서 고수익성 시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환율상승에 따른 외화환산손실 약 850억원, 금리상승에 따른 채권관련 이익 축소, 증권, 카드 자회사 실적 정체로 인한 2분기 대비 비이자이익 규모는 감소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