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부정적 입장에 눈치 보지만 긍정적 전망 우세

사진=유토이미지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미국에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국내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비트코인 ETF가 당장 상장될 가능성은 낮지만 잠재적인 수요는 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크게 급등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달 내 비트코인 ETF를 승인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6900만원을 돌파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한때 700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SEC 승인이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비트코인은 소폭 하락한 이후 현재는 6800만~6900만원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이번 급등은 비트코인 ETF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중국과 달리 비트코인에 대한 제재 조치를 하지 않은 기조며,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도 비트코인 ETF에 대한 우호적인 발언을 이어가고 기대감은 더욱 증폭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달 29일(이하 현지시간) 겐슬러 위원장이 한 컨퍼런스에서 비트코인 ETF 승인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12일까지 29.0% 올랐다.

국내 시장에서도 비트코인 ETF에 대한 기대감은 높은 것으로 감지됐다. 시장 관계자들은 비트코인 ETF에 대한 금융사, 투자자의 관심은 예전부터 높았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부정적인 입장이 계속됐고 관련 규제가 발목을 잡으면서 펀드의 설계조차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관계자는 "비트코인 투자자가 많고 가상자산 자체에 대한 관심이 기본적으로 높기 때문에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은 비트코인 ETF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며 "특히 자산운용사들은 대부분 비트코인 ETF를 운용하고 싶어할 것이지만 실제 설계, 상장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부정적이었던 금융당국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긍정적인 전망도 제기됐다. 현재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 시행되고 가상자산 업계에 대한 여러 분석이 나온다면 비트코인 ETF의 등장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른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특금법을 시작으로 규제화의 첫발을 내딛었다"면서 "다양한 법적 제도와 함께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성숙해지면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에 연계되는 금융상품도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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