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가 사상 처음으로 100만원을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증시 투자금이 백신 관련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17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01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16년 11월10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후 종가 기준 100만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각 376억원, 17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예상과는 달리 변이 바이러스 등 코로나 재확산이 심각해지며 백신 관련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미국이 부스터샷 접종 계획을 발표하며 백신주는 다시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가 8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증 주춤한 가운데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1.57%(18일 종가 기준) 급등했다. 자체 백신 개발 임상3상에 들어간 SK바이오사이언스도 마찬가지다.

수도권 등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이 1개월을 넘겼지만 확진자수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19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2152명으로지 44일째 네 자릿수를 이어갔다. 사망자도 늘고 있다.

이렇게 되자 정부도 백신 접종에 사활을 걸었다. 10월까지 국민의 70%가 백신 2차 접종을 마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아직 많은 국가들에선 1차 접종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몇몇 국가에서는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하는 부스터샷까지 계획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다음달 20일부터 모든 미국인들에게 부스터샷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 전세계의 백신 수요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백신 대장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백신 위탁 생산업체다. 지난 5월 미국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 MRNA 백신의 충진포장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3분기에는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완제의약품(DP)을 생산할 예정이다. 회사는 모더나 백신의 기술 이전에 착수했으며 이달 말부터 수억 회 분량의 백신에 대한 무균충전, 라벨링, 포장 등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위탁생산 계약을 맺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추후 생산분을 국내 공급하는 방안을 건의하기도 했다.

신효섭 부국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상반기까지 누적된 위탁생산(CMO) 수주가 약 8조원에 달한다"며 "하반기에 1~3공장 가동률 상승으로 이어지며 실적 성장을 이끌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그는“mRNA 백신과 세포치료제 등 사업영역 확장에 따른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로 추가 수주계약 체결 시 목표주가를 더 올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최근 실적으로 '체력'을 증명했다. 올해 2분기 깜짝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시장 기대치를 대폭 상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2분기 매출 4122억원과 영업이익168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와 105.6% 증가했다. 또한 사상 최대 분기별 이익률(40.5%)을 시현했다.

재고로 인한 미실현손익이 감소하고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실적이 늘어나며 순이익이 증가했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 상승을 견인한 것은 1분기 실적발표 당시 공개한 3공장의 거의 풀 가동에 따른 고무적인 결과며, 코로나19 치료제를 포함해 판가가 높은 약물로 인해 영업이익이 컨센서스 대비 상회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분기 매출 원가율 49%, 영업이익률 40%를 달성하며 기존 대비 매우 개선됐다. 고판가 제품들의 일시적인 영향은 보였지만 연간 매출 원가율 54%, 영업이익률 34% 등 가동률 확대로 인한 지속적인 수익률 향상이 전망된다”고 했다.

박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간 매출 원가율 54%, 영업이익률이 34%에 달하는 등 가동률 확대로 인한 지속적인 수익률 향상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현재 추정치에 반영되지 않은 코로나19 백신 CMO 효과도 가세한다"며 "지난 5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완제의약품 공정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고 기술 이전 및 시험생산을 거쳐 3분기부터 상업화 물량 생산이 이뤄질 전망이다"고 전했다.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향후 관련 수주에 따라 추가적인 실적추정치 상향 여지는 충분하다"며 "4공장 역시 하반기부터 부분가동 개시에 따른 조기 수주와 조기 가동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추가적인 주가 상승 동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현재 증설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4공장은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자랑한다. 4공장은 25만6000L 규모로 오는 2022년 말 부분 가동, 2023년 풀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내년 상반기 내 mRNA 백신 원료의약품(DS) 생산을 위한 cGMP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부터 mRNA 코로나 백신 DS까지 하게 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익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DS 생산은 1도즈(1회 접종분) 생산 이익이 DP 공정에 비해 2~3배 높은 고부가가치 사업이다.

이 연구원은 올해 예상 매출은 전년 대비 23% 증가한 1조4327억원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은 4433억원으로 51% 늘어날 것으로 봤다.

한편 상반기 국내 증시에서 기관투자자가 사들인 종목 중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위를 차지했다. 지난 상반기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순매수액 규모가 5393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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