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평가 논란 극복 여부가 관건…공모가보다 40% 낮은 목표가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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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카뱅)의 증시 입성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상장 후 주가 향방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따상(상장일 주가가 공모가의 2배로 출발 후 상한가를 기록)'에 성공할 경우 곧바로 금융 대장주에 등극하는 것은 물론 코스피 시총 9위 현대차의 자리도 넘보게 된다. 하지만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이어지고 있어 상장일 주가 움직임은 쉽사리 예측하기 어렵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오는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하는데 오전 8시 30분~9시에 공모가의 90∼200% 사이에서 호가를 접수해 매도, 매수 호가가 합치하는 가격으로 시초가가 정해진다. 시초가를 기준으로 상하 30%의 가격제한폭이 적용된다.

카카오뱅크의 공모가는 3만9000원이었는데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인 7만8000원으로 결정되고, 다시 상한가까지 오르면 상장일 주가는 최고 10만1400원을 기록한다. 시가총액은 공모가 기준 18조5289억원에서 따상 달성 시 단숨에 48조1752억원으로 불어난다.

이 경우 이날 종가 기준으로 금융 대장주인 KB금융의 시가총액 21조6220억원을 2배 웃돌고 시총 9위 현대차(47조6480억원)와 비슷한 수준까지 오른다.

카카오뱅크는 2016년 1월 설립 이후 2017년에 인가받은 인터넷전문은행이다. 지난해 영업수익 8042억원, 순이익 1136억원을 달성했다. 최대주주는 지분 27.26%를 보유한 카카오다. 국내 금융 앱 가운데 월간 활성사용자(MAU)가 1억3300만명으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전체 앱 중에서도 MAU 기준 14위에 올라있다.

기관투자자들의 수요예측 경쟁률도 높았고 일반공모 성적도 좋았지만 고평가 논란도 꺼지지 않고 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높은 프리미엄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비이자 이익 확대가 필수지만 국내 여건 감안 시 쉽지 않은 현실이라며 이례적으로 아직 상장되지 않은 카카오뱅크에 대해 '매도' 의견을 내놨다. 김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공모가 3만9000원에 비해 40% 가량 낮은 2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은행의 밸류에이션을 적용받기 시작한다면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럼에도 플랫폼을 활용한 수수료 수입의 높은 증가율을 고려해 볼 때 동사의 PER 밸류에이션 하단은 10배 내외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서 연구원은 '고객의 앱 방문 횟수 등을 고려해 볼 때 은행 내 카뱅의 플랫폼 가치는 1위 은행인 KB보다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카뱅이 확보한 플랫폼 가치는 향후 주가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뱅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 2조5526억원으로 은행사업 수익을 늘리고 플랫폼 사업 분야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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