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 사진=미래에셋증권 제공
금융회사 수장들 중에는 빛나는 실적과 남다른 경영철학으로 주목을 받는가 하면 논란의 중심에 올라 뭇매를 맞기도 한다.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임기를 수행하는 동안 각종 이슈의 중심에서 금융시장과 사회전반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그들의 경영 행보를 중심으로 금융권 전반에 걸친 주요 이슈를 살펴본다.<편집자주>

[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그러니까, 우리 상품이라고 예외없이 경쟁력 있는 상품만 판매하겠다는 말입니다.”

특유의 정감 있는 말투로 행사장을 이끌어 간 것은 ‘그’였다. 그룹의 사장단이 총출동한 자리이니 만큼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소비자의 진정한 가치를 위한 고객 동맹 실천 선언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은 "계열사 상품 여부와 상관없이 제3의 기관에 맡겨서 판매할 펀드를 선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를 위해 금융상품 선정을 외부 기관에 맡기고 내부 프로세스를 강화한다고도 했다.

작년 사상 최고의 실적을 낸 그룹의 수장답게 자신감이 넘쳤다. 지난해 국내 증권사 최초로 '영업이익 1조클럽'에 진입한 미래에셋증권은 올해도 무난히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2년 전 자본금 100억원으로 시작한 회사가 국내 최대 증권사로 성장한 데는 박현주 회장의 핵심 참모였던 그의 공로가 컸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최 수석부회장은 동원증권 출신의 ‘창업 공신’들 중에서도 박 회장의 경영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실행해 내는 인물로 꼽힌다. 박 회장이 일찍이 해외 사업에 집중할 때부터 국내사업을 맡아왔다. 사내에서는 부드러운 성품으로 인사 등 조직관리에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농부의 막내아들로 태어난 그는 전남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1989년 동원증권에 입사했다. 동원증권 서초지점장을 지낸 그는 박현주 회장의 권유로 미래에셋그룹 창업을 돕는다. 박 회장과는 박 회장이 동원증권 중앙지점장일 당시 그의 부하직원으로 만난 것이 연이 됐다.

미래에셋에 합류한 후 그는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미래에셋벤처캐피탈 대표이사,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2007년 12월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에 올랐고, 2016년 12월 30일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합병한 통합 미래에셋대우가 출범하면서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는 사명을 변경한 미래에셋증권의 대표이사로 5년 연속 선임됐다.

그가 신임을 받는 것은 당연히 '숫자'로 증명해 낸 경영능력 덕분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자기자본이 10조원에 가까워졌으며. 올해는 지배주주 순이익이 1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증권거래 수탁수수료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해외 법인의 실적도 우수하다.

미래에셋대우는 해외에 법인 11개, 사무소 3개 등을 운영해 국내 증권사 중 가장 활발하게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베트남 법인은 자본금 기준 현지 2위에 올랐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6월 초대형 투자은행(IB)의 핵심사업이라는 발행어음업을 개시해 주목받고 있다. 현재 1차 3000억원 완판에 이어 2차 2000억원 판매를 진행 중이다. 발행어음 사업은 자기자본의 2배 한도 내에서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앞으로 투자 규모는 상당히 커질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증권사 최초'의 기록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고객 예탁자산이 400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증권사 최초로 400조원을 넘었다. 예탁자산 400조원 중 리테일 고객 예탁자산이 296조5000억원이다. 해외 주식과 연금자산이 각각 20조원을 돌파했다. 1억원 이상 고객 수도 업계 최대 수준인 31만명에 달한다.

항상 경쟁사보다 '반 보' 일찍 움직였던 최 수석부회장이 최근 관심을 갖는 과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다. 그는 지난 2월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설치했다. 근래에는 사회적 책임 투자 목적으로 발행된 채권에 투자하는 ‘미래에셋지속가능 ESG채권펀드’를 출시했다.

최현만 수석부회장의 작년 보수총액은 40억6100만원으로 증권사 CEO 가운데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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