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심 가더라도 승소 불투명…"3천억원 규모 적립 불가피"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삼성생명이 즉시연금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과소지급금 환급에 대비한 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졌다. 순조로운 흐름을 이어가던 삼성생명의 연간 실적도 대폭 감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삼성생명의 즉시연금 미지급액은 가입자 5만5000명 대상 43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삼성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1조3705억원)의 30%에 해당한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로부터 받은 특별배당금을 제외한 순이익이 4406억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재무적 부담이 적지 않은 금액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는 지난 21일 진행된 즉시연금 보험금 반환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연금액 산출방법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확정 판결은 아니지만 삼성생명은 사전에 충당금을 적립할 필요가 있다. 상급심에서의 승소 가능성도 불투명하다. 즉시연금 미지급금과 관련해 소송 중인 다른 보험사들도 항소와는 별개로 충당금을 적립한 상태다.

즉시연금 미지급 반환 요구액의 총액은 8000억원이고. 이 가운데 삼성생명이 가장 많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각각 850억원, 700억원 가량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에 대해 충당금 적립을 고려해 이익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정 연구원은 "이번 이슈로 3000억원 규모의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하다"며 "이를 2분기에 반영하면 예상 지배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87.3% 줄어든 571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생명은 현재 항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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