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SK머티리얼즈가 실적 호조와 2차전지 사업 진출 소식에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SK머티리얼즈는 지난 21일 6.85% 급등한 42만7400원에 장을 마치며 5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사흘 연속 신고가를 경신했다. 장중에는 43만4300원까지 오르며 장중 신고가도 새로 썼다.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SK머티리얼즈는 씨젠과 CJ ENM을 밀어내고 코스닥시장 내 시가총액 6위로 올라섰다.

상반기 내내 30만원 초중반대에 머물던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21% 이상 뛰었다.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다는 발표가 나온 덕이다. 회사는 지난 20일 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 매출액 2801억원, 영업이익 681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3.2%, 20.4%씩 증가했다고 밝혔다.

SK머티리얼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특수가스 삼불화질소((NF3), 육불화텅스텐(WF6 등)을 생산한다. 1982년 대백물산으로 출발했고 1998년 상호를 대백신소재로 변경했다. 지난 1999년 1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후 세 차례의 상호 변경을 거쳐 2016년 SK그룹에 편입됐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 특수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63%에 달한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본업인 NF3, WF6 등의 특수가스가 호실적의 주요 원인”이라며 “NF3 부문은 재고부담 감소를 비롯해 공급과잉 완화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의 가격 협상력 개선이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회사 제이엔씨에서 셋업비용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면 영업이익은 사상 최초로 사실상 700억원에 근접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제이앤씨의 인수 관련 비용은 약 20억원으로 2분기에 반영됐다.

김 연구원은 연결 자회사 중 1분기 대비 매출이 가장 빠르게 늘어난 곳은 반도체 식각 공정용 가스를 공급하는 SK쇼와덴코로 식각 공정용 가스 매출은 전분기 대비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SK머티리얼즈의 실적 성장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은 2분기보다 더 늘어난 매출 3047억원, 영업이익 약 800억원으로 전망했다. 3분기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용 특수가스, 반도체용 산업가스, 드라이아이스의 성수기여서 이에 따른 매출성장이 영업이익을 뒷받침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자회사 제이엔씨(OLED소재)와 퍼포먼스(포토레지스트) 비용 영향 여부가 800억원 영업이익 달성의 변수”라면서도 "전통적 성수기 영향 외에 본업인 특수가스 산업에서 SK머티리얼즈 입지가 한층 강화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대로라면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이 전망된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SK머티리얼즈의 올해 영업이익이 21% 성장한 28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3분기부터 NF3의 가격 인상이 기대되는 가운데 포토레지스트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의 매출 반영이 시작되는데, WOLED TV 성장 기대감을 감안하면 향후 추가적인 프리미엄 부여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또 인수합병(M&A)을 통해 2017년 대비 신규 자회사 매출비중은 18%에서 46%로, 이익 비중은 14%에서 45%로 증가할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SK리뉴텍, SK쇼와덴코 등 인수한 사업부가 순서를 달리 하며 급성장을 기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K머티리얼즈는 지난 2019년 산업가스 제조사 한유케미칼(현 SK머티리얼즈리뉴텍)을 인수한데 이어 지난해는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와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를 자회사로 설립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국내 주요 기업 중 가장 적극적이고 과감한 M&A를 펼치고 있다”며 “기존 사업과 신규 전략투자 모두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일에는 배터리 소재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는데, 이 또한 시장에서는 호재로 받아들였다. SK머티리얼즈는 음극재에 첨가되는 실리콘 카본을 생산하기 위해 미국 GROUP14사와 'SK머티리얼즈 그룹14’라는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고 약 600억원을 투자해 JV 지분 75%를 확보할 계획이다.

실리콘 카본은 고출력을 위해 음극재에 첨가되는 소재로, 기존 흑연 음극재 대비 수명이 길고 충전 속도나 효율성 면에서도 우수한 소재로 알려져 있다. 이 합작사를 통해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에서 실리콘 음극재 양산이 시작될 예정이다.

황고운 KB증권 연구원도 "앞으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를 아우르는 사업 확대로 동종 업계를 상회하는 고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며 "합작사에서 생산할 실리콘 음극재엔 SK머티리얼즈의 모노실란이 필요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수가스 모노실란은 SK머티리얼즈가 세계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호실적과 신사업 소식이 전해지자 증권가는 일제히 SK머티리얼즈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SK머티리얼즈 관련 리포트를 낸 7곳의 증권사 중 목표가 47만원을 유지한 한화투자증권을 제외한 6개사가 목표가를 올려 잡았다. 이중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 케이프투자증권은 SK머티리얼즈 목표주가를 50만원으로 제시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머티리얼즈의 내년 연결 기준 매출액이 1조6284억원, 영업이익은 5759억원을 올릴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 대비 각각 2.5%, 18.6% 상향한 것이다. 그는 "올해부터 기존 특수가스 위주에서 JV와 M&A를 통해 구성한 OLED 소재, 프리커서, 2차전지 등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분기 NF3는 반도체향 제품 비중 확대와 일부 고객향 제품 가격 인상으로 평균 판매단가가 소폭 증가했으며 WF6는 경쟁사 공급 이슈로 일시적인 물량 증가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그는 하반기에도 반도체·디스플레이 성수기 효과에 따라 특수가스 물량 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반도체는 신규라인 램프업에 따른 수요 확대가 예상되며 이로 인해 NF3는 2분기에 이어 제품믹스 개선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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