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실현 수요, 카카오뱅크 직접 보유 위한 매물 나와
지분 평가액 5조로 시가총액 육박…"가치 재부각 될 것"

서울 여의도 한국금융지주 본사. 사진=한국금융지주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기관투자자들이 카카오뱅크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2대주주인 한국금융지주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카카오뱅크 상장의 최대 수혜주라는 기대와 달리 주가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는 카카오뱅크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지난달 28일부터 전날까지 한국금융지주를 718억원 어치 순매도 했다. 기관은 이 기간 4거래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매도우위를 이어갔다.

통상 기관은 IPO를 앞두고 모회사나 지분 보유사의 주식을 파는 패턴을 보인다.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등의 상장을 앞두고도 순매도 했었다.

기관의 한국금융지주 매도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의 2대주주로 상장 일정이 구체화되면서 지분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카카오뱅크 예정 공모가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18조5000억원으로 한국금융지주가 보유한 지분의 평가금액은 약 4조9300억원에 이른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 대신 카카오뱅크를 직접 보유하려는 수요와 차익실현 수요로 매도물량이 나오고 있다”면서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 상장에 따른 지분가치 부각과 IB부문 수익으로 큰 폭의 이익 성장이 예상돼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국금융지주는 최대 수혜주라는 기대와 달리 지난 5월부터 10만원 안팎에서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한국금융지주는 전날보다 2.46%(2500원) 오른 10만4000원에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5조7955억원이다.

특히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보상비율이 쟁점이었는데, 100% 보상으로 결론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순이익 감소를 우려하는 시각이 주가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한국금융지주의 카카오뱅크 보유 지분 평가액이 시가총액에 버금간다는 점에서 현 주가는 다소 저평가 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정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는 향후 호재가 적잖아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른 증권사는 3분기 실적이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금융지주는 실제 카카오뱅크가 상장됐을 때 긍정적인 영향을 더 많이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 상장시 수천억원대 지분 처분 이익을 기대할 수 있어 지분가치가 재차 부각될 것”이라면서 “사모펀드 투자 보상도 일회성 비용인 만큼 이미 악재는 다 나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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