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에다 오너까지 구속…채무 불이행 우려

안시찬 지분 반대매매·장내매도…4.89%로 낮아져

자안코스메틱 지분도 전량 담보…넉달만에 날벼락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자안바이오(옛 한솔씨앤피)가 안시찬 대표에게 경영권이 넘어간 지 1년여만에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다.

실적이 크게 악화된 데다 안시찬 대표가 관세법 위반으로 구속됐기 때문이다. 또 관계사인 자안그룹이 부도 처리되면서 투자한 380억원 회수가 불가능해졌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안바이오의 안시찬 대표는 비상장법인 자안그룹과 관련한 관세법 위반 혐의로 지난 달 18일 구속기소됐다.

자안바이오는 이에 대한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청을 받고서야 이달 2일 뒤늦게 공시하면서 안시찬 대표의 관세법 위반 혐의는 자사와 상관없다고 해명했다.

안 대표는 코스닥 상장사인 자안바이오 및 자안코스메틱(옛 MP한강)과 비상장사인 자안그룹의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지난해 4월 150억원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자안바이오의 지분 29.33%를 확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자안바이오는 올해 3월 자안코스메틱을 인수,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자안바이오 실적 곤두박질…큰폭 적자전환

안 대표가 경영권을 인수한 작년 자안바이오의 실적은 크게 곤두박질 쳤다. 연결 매출액이 2019년 438억원에서 작년 163억원으로 무려 62.8%나 급감했다. 2019년 4억2200만원 흑자였던 영업이익은 88억5000만원의 적자로 돌아섰으며, 순이익도 6억7400만원 흑자에서 133억3400만원의 대규모 적자로 떨어졌다.

올해 1분기에도 연결 기준 매출액 61억원에 영업손실 40억원, 순손실 45억원을 기록해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자안바이오는 자안그룹에 출자한 대규모 자금을 모두 날릴 위기에 처했다.

자안바이오는 안시찬 대표에 피인수된 지 한달 뒤인 작년 5월 안시찬 씨가 대표로 있는 자안그룹의 지분 12.07%를 법인 및 개인 주주로부터 무려 3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에도 자안그룹이 발행한 사모사채 80억원을 추가로 인수했다. 자안바이오 자금 총 380억원이 자안그룹으로 흘러들어 갔다.

하지만 자안그룹은 이달 13일 최종 부도처리됐다. 이로 인해 자안바이오가 출자한 380억원을 되찾기는 어려워졌다.

◇안시찬 대표 지분 반대매매·장내매도

실적 부진에다 대표 구속이라는 악재를 만난 자안바이오는 재무구조까지 악화되면서 앞날이 불투명하다.

자안바이오는 2019년 말까지만 해도 단기차입금 약 30억원을 제외하고는 별도의 차입금이 없었지만 올 6월말 현재 단기 차입금은 310억원까지 불어났다.

또 작년 4월부터 6개월간 5회에 걸쳐 사모 방식으로 전환사채를 발행해 총 420억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1분기 말 현재 연결 기준으로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81억원에 불과하다. 사채 보유자들이 조기상환을 청구할 경우 외부 차입이 안된다면 채무 불이행에 빠질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안 대표가 담보로 맡겼던 지분이 반대매매 당한 것은 물론 장내 매도까지 하면서 자칫 주인 없는 회사로 전락할 위험도 있다.

안 대표는 자안바이오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면서 지난 6월 기준 보유 주식 중 85.61%를 골든산업대부에 담보로 제공했다. 자안홀딩스가 보유한 자안바이오 주식 100%도 골든산업대부에 담보로 잡혀 있다.

안 대표가 가진 자안바이오 지분은 이달 초 대부분 반대매매 당했다. 안 대표가 장내 매도까지 하면서 종전 20.68%였던 지분율이 4.89%로 낮아졌다. 특수관계인인 자안홀딩스를 포함한 지분도 종전 32.33%에서 9.94%로 크게 감소했다.

자안바이오는 안 대표의 구속 여파로 최근 300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취소하면서 신사업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이탈리아 브랜드 제품을 제조, 판매하는 Hydrogen S.r.l. 인수에 150억원을 사용하고 건강식품 제조회사인 매홍엘엔에프를 50억원에 인수, 합병할 계획이었다.

◇자안코스메틱도 불똥…지분 전량 담보

자안바이오가 격랑에 휩싸이면서 자회사 자안코스메틱도 피인수된 지 4개월만에 불똥이 튀고 있다.

자안바이오는 올해 3월 말 화장품 업체인 자안코스메틱 지분 21.39%를 240억원에 인수했다. 이 때 인수자금 200억원을 유진엠피제1차로부터 빌리면서 지분 전량을 담보로 맡겼다.

자안코스메틱 주가가 하락할 경우 자안바이오가 보유한 지분이 모두 반대매매 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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