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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올해 초 분할상장한 DL이앤씨의 주가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 정비사업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낸 DL이앤씨에 대해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증권사들은 최근 일제히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올 상반기 총 1조7395억원의 수주에 성공하며 건설수주 1위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수주액이 5390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DL이앤씨는 상반기 △부산 우동1구역(5515억원)을 시작으로 △인천 용현3(856억원) △군포 산본 우륵(3225억원) △시흥 거모3구역(1229억원) △수원 영통 신성·신안·쌍용·진흥(2159억원) △산본 율곡아파트(4950억원) 등 6건의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이중 컨소시엄인 산본 율곡아파트를 제외한 5건은 단독 수주다. 최근 신당8구역 계약 해지가 있었지만 이는 올해 수주가 아니라 상반기 수주 실적과는 무관하다.

특히 전체 수주액의 60%에 해당하는 1조334억원이 리모델링 시장에서 나왔다. 리모델링시장 복귀 두 달만에 누적수주 1조원을 넘어섰다. 5월 산본 우륵 리모델링사업을 시작으로 수원 영통, 산본 율곡 등이 해당한다.

DL이앤씨는 앞으로 서울과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리모델링 사업 수주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중단되다시피 한 상황에서 재건축 연한 30년을 채우지 못했지만 주거환경을 개선하려는 단지들이 리모델링 공사를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주택 공급 계획에도 큰 차질은 없었다. DL이앤씨의 상반기 주택 착공물량은 1만705가구로 연간 계획 2만700가구의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사 확보 물량과 하반기에 수주가 몰리는 경향을 감안하면 연간 수주목표 달성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면서 “생각보다 빠른 주택매출 회복과 양호한 이익률 지속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연초 가이던스 83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어 “대형 건설사 중 올해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달성할 가능성이 커졌는데, 이 시점에 상대적으로 낮은 시가총액은 분명 눈길이 가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증권사들은 일제히 목표주가를 올려잡는 중이다. NH투자증권은 22% 높은 22만원으로, 한국투자증권은 36% 올린 21만원으로 상향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기존 19만원에서 21만원으로, 한화투자증권은 17만원에서 20만원으로 올렸다.

DL이앤씨 주가는 최근 오랜만에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 7일 DL이앤씨 주가는 15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기준으로 하루를 제외하고 10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기대를 높이고 있다. 특히 기관의 매수세가 이어졌다. 지난달 23일 이후 이날까지 주가는 15.85% 상승했다.

‘e편한세상’ ‘아크로(ACRO)’ 등의 브랜드를 가진 대림그룹은 지난해 말 지주사 체제를 출범하면서 대림산업을 지주회사인 DL과 건설사 DL이앤씨로 인적분할했다. DL이앤씨의 최대주주는 대림코퍼레이션이며,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23.12%다.

회사는 분할 직후인 2월 ‘디벨로퍼(개발사) 역량 강화'라는 기업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과거 단순 시공 도급사업 비중을 줄이고 개발사업 발굴부터 기획, 지분 투자, 금융 조달, 건설, 운영까지 사업 전과정을 담당하는 디벨로퍼로 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 트렌드에 발맞춘 행보라는 평가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도급 공사비를 비롯해 준공 이후 시행 이익과 지분매각 이익이 동시에 발생하는 디벨로퍼사업 수주 확대 트렌드가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디벨로퍼 부문과 수소 등 신사업 확대 등이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이익회복이 예상되는 데다 디벨로퍼 부문의 수주잔고 확대, 신사업인 수소 등의 본격화로 외형성장과 함께 원가율 개선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DL이앤씨가 추진하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신사업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중국 수처리 플랫폼 기업 유나이티드워터에 200억원 지분투자를 통한 ESG부문 신사업 추진 역시 긍정적 시도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이 추정한 2분기 DL이앤씨의 연결 매출액은 1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2133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3.7%, 6.8%씩 증가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예상한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9746억원, 2170억원이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파트 건축 공기를 감안할 때 원가를 가장 많이 투입하는 시기는 골조공사 이후 내외장재를 투입할 때”라며 “2018년에 공급한 1만2658세대 원가 투입이 1분기에 마무리되면서 2분기부터 주택 매출은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이어 “지난해 4분기에 일회성으로 발생했던 아크로서울 포레스트 오피스동 매각액 6000억원을 제외하면 올해 연간 주택 매출은 지난해 대비 5.8% 증가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주택 외 매출도 내년부터 기대해 볼만 하다는 전망이다. 강 연구원은 “지난해 토목부문 신규수주는 1조원, 플랜트는 3000억원에 그쳤다”며 “그러나 하반기 4조4000억원에 달하는 입찰 파이프라인과 상반기 수주액 8000억원을 감안하면 연간 목표 2조5000억원은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착공시기가 빠른 플랜트 부문부터 매출 회복을 예상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플랜트 사업 호조를 예상했다. 지난 1분기 기준 플랜트본부의 직원은 1102명이고, 석유화학 업체들 사이에서의 경쟁력 역시 충분하게 갖췄다는 판단이다. 이 연구원은 “올해 플랜트 부문의 신규 수주는 1조5000억원 이상을 목표로 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DL이앤씨는 올해 3200억원의 러시아 모스크바 정유공장 현대화 사업 수주에 성공했고 1500억원의 말레이시아 NBL(니트릴 부타디엔 러버 라텍스)공장 건설도 수주했다. 올해 1분기 중 5000억원 상당의 해외 플랜트 수주 실적을 올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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