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급락했던 강원랜드의 주가가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영업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던 카지노 영업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강원랜드 주가는 지난해 3월 23일 종가 기준 1만6900원까지 추락했으나 이달 23일에는 2만7150원까지 뛰어올랐다. 다만 여전히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주가를 회복하지 못한 상태로 향후 상승여력이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내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는 강원랜드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강원랜드 카지노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도 대비 3분의 1 수준인 4785억원에 불과했다. 기존 5000억원대를 유지했던 영업이익도 4315억원의 대규모 손실로 돌아섰다.

악재는 올해 1분기까지도 이어졌다. 강원랜드는 영업손실 596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를 지속했다. 장기 휴장 여파로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8.7% 감소한 974억원에 머물렀다. 원가 절감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반토막 났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코로나19 상황도 백신 접종이 시작되며 달라지기 시작했다. 항공주와 여행주가 주목받았고 카지노주인 강원랜드도 오랜만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강원랜드의 주가는 5월 한 달 동안 13.44% 뛰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영업이 정상화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카지노가 위치한 강원도 정선군은 인구 10만명 이하 시군으로, 지난 15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1단계가 적용됐다. 카지노 입장 제한을 기존 1200명에서 2300명으로 완화했으며 슬롯머신과 전자테이블은 100% 오픈, 딜러 테이블도 최대한 오픈할 수 있게 됐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높아진 가계소득이 보복소비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강원랜드 동시 체류 인원이 1200명에서 2200명으로 83% 증가한다”며 “강원랜드 입장객은 2020년 60만명에서 내년에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300만명으로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강원랜드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내년에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2023년에는 지배주주순이익 성장률 16.4%를 기록할 것”이라며 “이는 코스피의 지배주주순이익 성장률 컨센서스 8.5%를 웃도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도 “베팅 한도가 높은 테이블이 다시 가동되기 시작해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실적을 짓누르는 요인으로 꼽혀온 매출 총량제 기준이 2020~2022년에 걸쳐 5~7% 정도 올라갈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국 등 글로벌 피어(동종기업)들의 실적이 가파르게 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지노는 글로벌 피어와 주가 동조화가 강한 업종”이라며 “코로나는 전세계적으로 경험한 악재였다는 점에서 주가 상대비교가 여전히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지난 3월 미국 카지노 시장규모는 약 11억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4월도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방문객은 코로나19 이전 대비 절반만 회복됐다”며 “이는 방문객수(Q)가 절반인데 인당 소비(P)는 급증했다는 의미로, 바로 ‘보복소비’다”라고 전했다.

지 연구원은 “한국도 하늘 길이 열려 회복하는 것보다는 로컬 카지노 회복이 훨씬 가파를 것 같다”면서 강원랜드 목표주가를 기존 3만1000원에서 3만4000원으로 올려 잡았다.

키움증권도 목표주가를 기존 3만1000원에서 3만4000원으로 9.7% 상향 조정했다.

코로나19 이전까지 꾸준히 늘고 있었던 호텔, 콘도, 골프장, 스키장, 워터월드 등 비카지노 부문의 매출도 휴가철을 맞아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비카지노 부문 매출도 연휴와 휴가 시즌 등이 반영되면서 개선될 것”이라며 “특성상 고정비 규모를 줄이기 쉽지 않지만 추가적인 변동비 업사이드도 크지 않기 때문에 매출 회복에 따라 마진 개선도 가파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강원랜드 주가의 저평가 매력도 부각되고 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강원랜드의 주가는 지난 2020년 2월 14일부터 이달 4일까지 6.3% 상승한 상태로 시장 전체 종목 인덱스가 같은 기간 54.4%의 수익률을 낸 데 비해 48.1%포인트 밑돈 수준”이라고 했다.

이 연구원은 “강원랜드는 2022년 흑자전환에 성공한데 이어 2023년에는 예상 지배주주순이익 성장률이 16.4%를 기록할 것으로 본다”며 “이는 코스피 지배주주순이익 성장률 컨센서스(8.5%)를 훨씬 상회한다”고 짚었다.

다만 강원랜드의 주가가 추가로 상승하려면 매출총량제 완화 등의 이익성장 이벤트가 있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내국인 카지노는 백신 공급에 따라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되면 실적 회복은 시간문제에 불과하다”며 “다만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과거 실제로 논의됐던 매출총량제 완화 등의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매출총량제는 2009년부터 시행된 제도로, 사행산업의 지나친 성장을 막기 위해 사행산업의 매출 총량 한도를 정해둔 것이다. 지정된 산업은 복권, 경마, 경륜, 카지노, 체육진흥투표권, 경정 등 6개다.

그는 "폐광기금 산정 기준은 기존 세전이익의 25%에서 카지노 매출의 13%로 상향됨에 따라 배당의 재원인 순이익단에서 영구 손상이 발생한 상황이다"면서 "반면 2023년까지 보장된 하이리밋 테이블 및 영업시간 증가로 영업환경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를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매출 캡(CAP)에 해당하는 매출총량제 상향이 필요하다"면서 "이 조건 없이는 회복 이후 연간 GDP 성장률 이상의 카지노 매출 증가에 어려움이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강원랜드의 실적 개선 속도가 파라다이스, GKL 등 외국인 전용 카지노보다 빠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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