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현대엘리베이터 제공
[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 점유율 1위인 현대엘리베이터는 하반기 주택 공급 확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대표적인 종목이다.

임기 후반에 돌입한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과열로 가장 뼈아픈 타격을 입었다. 이에 정부는 올해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주택공급 확대 정책을 펼 것을 약속했다. 지난 2.4 부동산대책에서는 올해 수도권 신규택지에만 18만호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지난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도 부동산이 가장 중요한 화두였다. 여당과 야당 모두 주택공급 확대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선거에서 당선된 오세훈 서울시장은 '주거정비지수' 평가 등 규제를 풀고 재개발 관련 주민 동의 절차 등을 간소화하는 등 주택공급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책 기조에 따라 작년부터 국내 주택분양 시장 회복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택 건설과 엘리베이터 신규 설치량이 증가세로 전환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주택 공급 확대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현대엘리베이터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국내 승강기 제조시장 점유율 39.9%로, 업계 1위이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여당과 야당의 구체적 (주택공급) 추진 방법에는 차이가 있으나 어느 쪽으로 진행되더라도 승강기 수요는 이전 대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올해 매출 1조9150억원, 영업이익 16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보다 각각 5.1%, 9.3% 늘어난 실적이다. 내년에도 매출 2조1420억원, 영업이익 1930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최 연구원은 "현대상선(HMM)과의 계열분리와 파생상품 계약 종결 등으로 외환 및 파생상품 관련 손익, 자회사의 지분법 손익 민감도가 이전보다 완화됐다"며 "자회사들이 영위하고 있는 호텔, 레저, 금융 사업에서도 바닥권 탈출 신호가 보이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이동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9년 강화된 승강기안전관리법 시행으로 노후 승강기 교체 등 리모델링 수요가 급증하고 아파트 설치 물량의 교체 시기가 도래했다”며 “국내 주택분양 역시 작년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부환경도 우호적이지만 최근 펀더멘털도 개선되고 있다. 우선 1분기 실적이 좋았다. 지난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6%, 9.0% 증가한 4479억원, 249억원이었다. 지배주주순이익도 14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흑자전환하며 시장 전망치(컨센서스)에 부합했다.

김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에 대해 “관광숙박(현대종합연수원, 에이블현대호텔) 부문과 여행·건설업(현대아산) 부진에도 설치·보수서비스업(본사·브라질·상하이·말레이시아 등)의 영업이익률이 15.6%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투자 확대에 대비한 본사 이전도 내년에는 마무리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4월 중국 상하이 스마트 캠퍼스를 준공해 연간 생산능력 2만5000대를 확충했다. 내년 본사를 경기도 이천에서 충주로 이전하는 투자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김 연구원은 본사 이전에 대해서 "국내 재건축·재개발에 따른 신규 승강기와 1~2기 신도시들의 승강기 교체수요가 증가했다"며 "단일 최대시장인 중국의 투자 확대를 대비한 전략적 포석으로도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2019년 승강기 안전관리법 시행령이 개정·강화되면서 설치·보수 서비스업 부문의 시장점유율 확대와 수익성 개선도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한편 현대엘리베이터는 '대북경협주'로 분류되면서 저평가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엘리베이터를 지난 한미정상회담의 수혜주로 꼽았다.

최근 대북 관계의 교착상태로 인해 자회사의 부진은 지속됐지만 엘리베이터 제조 등 본업에서의 수익 증가가 돋보이는 시점이다.

김현 연구원은 “자회사 현대아산(지분율 73.9%)으로 인해 대북경협주로 분류되면서 본업 외적인 이슈로 그동안 주가 변동성이 매우 심했다”며 “글로벌 피어의 올해 예상 평균 자기자본이익률 11.8%, 주가순자산비율 3.8배와 비교하면 ROE 10.3%, PBR 1.9배의 현재 주가는 저평가 상태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달 중국 내 생산능력을 확충했고, 본사를 경기도 이천에서 충주로 이전하는 투자도 내년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이는 국내 재건축·재개발에 따른 신규 승강기 수요 증가, 1~2기 신도시들의 교체 수요 증가, 단일 최대시장인 중국의 투자 확대를 대비하는 전략적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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