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이후 주가 침체…전문가 "내년부터 美서 유의미한 점유율 확보"

지난 4월 14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명촌정문에서 납품 차량이 오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안경달 기자] 현대차가 안팎의 위기에 직면했다. 차량용 반도체 대란과 공매도에 이어 노조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도 돌입했다. 주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나 오히려 '위기 이후 찾아올 기회'가 크다고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27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지난 26일 오후 울산공장 본관에서 하언태 대표이사와 이상수 노조지부장 등 교섭 대표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단협 교섭 상견례를 열었다. 노사는 다음달 초 본교섭을 통해 본격적인 협상에 나선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와 2019년 임단협 교섭에서 각각 코로나19 팬데믹, 한일 무역갈등 등을 고려해 무분규 타결을 이뤄낸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 2년과 달리 잡음이 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가 최근 미국에 8조원대 투자 계획을 발표한 데 대해 노조가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해외 투자에 앞서 국내 고용안정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이미 지난 3월부터 여러 차례 울산공장 일부와 아산공장이 생산을 중단해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 전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대란과 차량 수요 감소가 원인이다. 아산공장의 경우 4월에만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로 공장이 두번이나 멈춰섰고 지난 24일에도 다시 생산이 중단됐다가 이날 재개됐다.

현대차는 공매도 세력의 주요 표적이 되기도 했다. 공매도 거래가 부분 재개된 지난 3일부터 전날까지 2920억원의 공매도가 출회됐다. 지난 11일 이후 하루(24일)를 제외하고 공매도 물량이 100억원을 넘겼다.

이같은 요소들이 겹쳐 현대차 주가는 올해 초 이후 부진에 빠졌다. 현대차는 지난 1월 이후 한번도 26만원대를 회복하지 못했다. 1월 25일 26만원을 기록한 뒤 줄곧 21만~23만원대를 오갔다. 이달 들어서도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다만 이번 악재만 넘긴다면 반등 가능성도 충분하다. 공매도의 경우 재개 직후보다는 다소 안정된 모양새다. 유가증권시장 공매도 전체 물량은 지난 25일 4294억원으로 거래 재개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대차 노사가 지난 26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2021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상견례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임단협에서도 노조 측이 빠르게 교섭을 마무리 지으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직 코로나19 상황이 완전히 끝난 게 아닌 데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사태도 지속되는 상황에서 비난 여론을 감수하고 교섭을 오래 끌지 않으려 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현대차의 미국시장 적극 투자 발표가 가져다 줄 긍정적 영향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투자 계획을 발표한 뒤 "2025년 기준 현대·기아 합산 전기차 판매량은 약 110만대인데 이번 투자를 반영 시 최소 150만대 이상까지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경쟁사들이 전기차 플랫폼 개발과 미국 내 네트워크에서 현대차에 뒤처져 있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테슬라를 제외할 경우 폭스바겐, GM, 그리고 현대차 정도가 유의미한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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