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17일 18.58% 상승…지배구조 개편에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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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안경달 기자] 남양유업이 세종공장의 영업정지를 당할 기로에 선 가운데 주가는 오히려 오름세를 띄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이달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전날에는 39만25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찍었다. 지난 3일(종가 33만1000원) 이후 18.58% 상승했다.

이날에는 오후 1시 기준 전날보다 2.04% 하락한 38만4500원을 기록 중이나 낙폭이 그리 크지 않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자사 제품 불가리스에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이후 역풍을 맞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당 발표가 동물시험이나 임상시험 등을 거치지 않았으며 순수 학술 목적을 넘어 남양유업이 사실상 불가리스 제품에 대한 홍보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의 한 마트에 진열된 남양유업 '불가리스'. 사진=연합뉴스
식약처의 의견이 나온 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매운동이 일어났고 남양유업은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가장 큰 타격은 영업정지를 당할 수도 있는 점이다. 세종시는 현재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대해 2개월 영업정치 처분을 사전 통보한 상태다. 세종공장은 남양유업 전체 매출액의 4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같은 일련의 과정 속 남양유업 주가는 4월 13일 38만원에서 같은 달 16일에는 32만6500원으로 14.1%나 떨어졌으나 회사 측이 빠른 진화에 나서며 상승세로 방향을 돌렸다.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 등에 대한 대국민 사과 도중 눈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지배구조 개선에 착수한 것이 투자심리 호전에 한 몫 했다. 이광범 대표이사와 홍원식 전 회장이 각각 5월 3일과 4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10일에는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로 전환했고 17일에는 홍 전 회장의 모친 지송죽씨, 아들 홍진석 상무가 등기이사에서 사임했다.

세종시는 오는 24일 청문회를 개최해 남양유업의 의견을 듣고 영업정지 또는 과징금 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남양유업이 연이어 개선 의지를 드러내자 영업정지 처분을 피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매수세로 표출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같은 남양유업의 조치가 당국에 얼마나 받아들여질 지는 변수다. 일가족이 전날 이사회에서 제외됐으나 아직 홍 전 회장은 거취가 정해지지 않았다. 비대위 역시 외부가 아닌 내부 인사가 맡음으로써 일각에서는 쇄신안이 예상보다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계속된 주가 상승도 실적 발표 이후 주춤한 모양새다. 남양유업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30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315억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영업손실의 경우 205억원에서 137억원으로 33.2%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771억원의 영업손실이 나며 적자로 돌아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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