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저축성 상품에 편중 안돼 긍정적…금융지주 계열 사업 시너지 기대

신한생명(왼쪽)과 오렌지라이프 사옥. 사진=신한생명 제공
[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신한생명보험과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이 금융 당국으로부터 합병 승인을 받음에 따라 생명보험업계의 재편이 예고되고 있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오는 7월 1일 자산규모 71조원의 '신한라이프생명보험'으로 새출발하며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에 이은 업계 4위로 올라선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2일 정례회의에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합병을 인가했다. 신한생명이 오렌지라이프를 흡수 합병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합병비율은 오렌지라이프 1주당 신한생명 0.9226주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018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로부터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지분 59.1%를 2조3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지난해 지분 100%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두 회사는 지난 3월 합병을 위한 인가를 신청했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자산은 각각 36조7500억원, 34조7500억원이다. 두 기업의 총 자산규모는 약 71조원으로 NH농협생명(67조원), 미래에셋생명(40조5000억원)을 제치고 업계 4위로 뛰어오른다. 업계 1위 삼성생명의 자산은 309조원, 한화생명 127조원, 교보생명 115조원 순이다.

생보업계 6위 오렌지라이프와 7위인 신한생명이 합치면서 규모의 확장 뿐 아니라 사업의 시너지가 예상된다.

외국계 금융그룹의 자회사로 시작한 오렌지라이프는 보장성 보험을 중심으로 건전한 사업기반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보험시장에서 종신보험과 변액보험 등 선진 보험상품 개발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재무구조도 안정적이며, 지급여력(RBC)비율은 395.42%로 업계 평균(303.5%)를 웃돈다.

신한생명도 모회사의 지원 속에 내실있는 경영으로 알려져 있다. 방카슈랑스 등 특정 판매채널에 편중되지 않고 다양한 보험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을 보면 신한생명이 728억원으로 작년 동기의 397억원보다 83.6% 늘어났으며, 오렌지라이프는 작년 595억원에서 81.0% 증가한 1077억원을 달성했다.

전문가들은 양사가 합쳐지면 무엇보다 금융지주 산하의 대형 보험사라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정원하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과는 달리 금융지주 산하 기업으로 사업적 역량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NH농협금융지주 산하 NH농협생명과도 비교되지만 NH는 저축성 보험 위주인 반면 신한라이프는 보장성 보험도 많아 새로운 회계기준 적용 시 더 유리하다"고 전했다.

보장성 보험 등의 비율이 높은 신한라이프가 저축성 보험 위주의 NH농협생명보다 유리한 이유는 2023년 IFRS17이 도입되면 저축성보험 저축 부분은 매출로 인식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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