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국내 보톡스 1위 기업 휴젤이 올해 1분기에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638억2358만원, 영업이익 294억5827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54.7%, 영업이익은 139.3%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컨센서스)였던 226억원을 약 30% 웃돌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 역시 46.2%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16.3%포인트 높아졌다.

수익성이 높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와 HA필러 ‘더채움’의 고른 성장이 호실적을 이끌었다. 국내 시장에서 톡신과 필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0.7%, 46.1% 늘었다.

특히 보툴렉스는 지난해 시장점유율 50%를 넘어선 후 올해도 ASP(평균판매가격) 하락 없이 국내 시장점유율 51%를 유지 중이다. 더채움도 유튜브 광고 마케팅과 소비자 참여형 이벤트 등 적극적인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마케팅 활동에 힘입어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휴젤은 올해부터 해외 시장에서도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톡신의 중국 2차 선적 물량 80억원 및 태국 수출 증가로 아시아 지역에서의 톡신 매출은 130.8% 성장한 121억원을 기록했다”며 “라틴아메리카 지역 수출은 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4% 증가했다”고 했다.

그는 필러 매출에 대해서 “영국은 ‘락다운’(봉쇄)의 영향이 있었지만 노르웨이 스웨덴 불가리아 폴란드 등에서 판매가 확대돼 이를 일부 상쇄했고, 국내에서도 교차영업과 B2C 마케팅 효과로 점유율이 늘어나면서 증가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휴젤의 1분기 톡신 고성장세는 중국 수출 80억원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휴젤은 지난해 10월 국내 기업 최초로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휴젤의 톡신 레티보는 지난해 10월 중국 허가를 획득하고 그해 12월부터 매출액 50억원을 인식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연간으로 200억~250억원 시현을 목표하고 있다"며 "올해 본격적인 마케팅 확대로 연간목표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코로나 영향으로 톡신 및 필러 판매가 저조하였으나 2021년에는 내수부문 회복세와 중국 매출 반영에 의한 톡신 고성장세, 필러의 공장증설에 따른 성장률 증가가 긍정적"이라고 봤다.

HA필러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라틴아메리카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8.9% 증가했다.

홍가혜 KB증권 연구원은 “톡신은 지난 2월 중국에 본격 출시된 이후 4월 말 기준 900여개의 병의원에 입점했다”며 “필러 매출도 아시아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나관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6월 중 중국향(向) 톡신 추가 선적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는 "사환제약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순조롭게 중국 점유율 확대 중이고, 올해 3월 설립한 중국 법인을 통해 사환제약과의 파트너십 강화와 현지 학술 마케팅 전개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휴젤은 올 2분기에도 높은 실적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휴젤은 중국 파트너사인 사환제약과의 협업과 학술 마케팅 전략을 전개하며 약 6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 올해 1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HA필러의 글로벌 시장 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초 콜롬비아 식품의약품규제당국(INVIMA)으로부터 ‘히알센스 플러스(리도카인 함유 제품)’ 3종 제품에 대한 품목허가를 취득했다. 기존 시린지 생산 대비 2배 이상 생산이 가능한 HA필러 신공장도 올 2분기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휴젤은 글로벌 '빅3' 시장 진출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중국 다음으로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유럽 승인은 2021년 하반기에 예상된다. 지난 3월에 미국에도 생물의약품 시판허가 신청(BLA)를 제출해 2022년 승인을 목표로 잡고 있다.

약 2조원 규모로 알려진 세계 최대의 단일 시장 미국은 유럽과 합하면 전세계 시장의 70%를 차지한다. 현재 휴젤은 마지막 임상시험(BLESS 3) 마무리 단계로, 2022년 품목허가를 취득해 현지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명신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 톡신 시장은 자회사를 통한 직접 출시이기 때문에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마케팅 준비를 시작한다"면서 "휴젤은 내년 상반기 미국 판매 승인에 이어 2025년에는 미국 시장의 10% 점유와 함께 '톱3'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 톡신 승인 또한 코로나19로 실사 일정이 아직 미정이나 연내 승인받는 데는 아직까지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1분기 실적 발표를 토대로 휴젤의 올해 연간실적 전망치를 올려잡고 있다. KB증권은 휴젤이 2021년 매출 2674억원, 영업이익 106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7.5%와 5.7% 높였다. SK증권도 휴젤의 2021년과 2022년 영업이익을 각각 10.5%, 14.4% 상향 조정했다.

홍가혜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는 점유율 확대를 위한 중국 지역 마케팅 강화와 주요 국가에서의 톡신 시판허가를 대비한 본격적인 투자가 예상된다”면서 “이에 따른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지만,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중장기 성장성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초 예기치 않았던 악재는 해소되는 분위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휴젤에 대해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은 보톡스 제품을 중국에 수출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시작했다. 약사법상 보툴리눔 톡신은 유통 전 제조단위별로 국가출하승인을 받아야 한다.

업계에서는 '수출을 목적으로 하는 의약품으로써 수입자가 요청한 경우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국가출하승인을 면제하는 것으로 정하는 품목은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단서 조항이 있고 뚜렷한 규정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품목허가 취소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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