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예수기간. 6개월(24.9%)>1개월(22.2%)>3개월(17.2%)>15일(0.3%)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상장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청약증거금 81조원을 끌어모으며 공모주 흥행에 성공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에서 형성 후 상한가)은 커녕 상장 첫날 20% 넘게 급락했다. 이에 매도 타이밍을 고민하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11일 SKIET는 시초가 21만원보다 26.43%(5만5500원) 급락한 15만4500원에 마감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SKIET가 따상에 무난히 성공하며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완전 빗나갔다.

따상 시 공모주 투자자들이 주당 16만8000원의 평가이익을, SKIET 임직원들은 1인당 평균 21억7610만원의 평가차익을 얻을 것이란 기대도 물거품이 됐다.

◇간밤 나스닥 하락…상장 타이밍 안 좋았다

SKIET 주가 급락의 원인으로 나스닥 하락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10일(현지 시각)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50.38포인트(2.55%) 떨어진 1만3401.86에 거래를 마쳤다. 다른 지수도 하락했지만 나스닥의 하락폭이 더 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완연한 경기회복 국면으로 들어서면서 지난밤 나스닥 등 기술주가 많이 빠지고 경기회복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기존 대형주 중심의 시장이 되자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힘을 못 받고 있는데 이런 영향을 SKIET가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즉 미국 시장에서 성장주 투자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나스닥시장이 크게 하락한 바로 다음 날 SKIET가 상장한 것이 주가 하락의 한 요인이 됐다는 얘기다.

또 시장 전문가들은 SKIET의 현재 주가가 기업가치에 비해 낮은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1조155억원으로 예견된 수준이기 때문이다. 증권사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SKIET 시총은 10조~11조원 범위 내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한 곳이 많았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또 하나의 주가하락 원인은 공모주를 받은 개인투자자의 차익실현이다. 이날 개인들이 가장 많이 공모주를 받은 미래에셋증권에서 300만주 넘는 매물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1주를 받은 청약자들의 움직임에 따라 상장 첫날 성적표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됐다”면서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차익실현이 이뤄지면서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SKIET 유동가능물량 풀리는 시점.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날짜별 유통가능 물량은?

SKIET는 총 발행주식수 7129만7592주 가운데 85%는 유통제한 물량이고, 나머지 15%인 1072만1198주가 유통 가능한 물량이다.

유통제한 물량 중 일정기간 동안 팔지 않겠다고 약속(의무보유확약)한 기관투자자들의 물량은 784만4846주로 전체 기관투자자가 배정받은 물량의 64.6%다. 보호예수기간별로는 6개월(24.9%)이 가장 많았고 1개월(22.2%), 3개월(17.2%), 15일(0.3%) 순이다.

상장 후 15일 뒤인 오는 26일에는 15일간 의무보유확약을 한 기관투자자 물량 3만5922주가 나올 수 있지만 발행주식의 0.1%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우려할 필요는 없다.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할 시점은 오는 6월 14일과 8월 12일, 11월 12일이다. 다음달 14일은 1개월 의무보유확약한 기관투자자 물량 3.8%가, 8월 12일은 3개월 의무보유확약 기관의 물량 2.9%가 풀린다.

6개월 뒤인 11월 12일에는 사모펀드 프리미어슈페리어가 보유한 주식 627만4160주가 의무보유에서 해제된다. 이는 총 발행주식수의 8.8%에 이른다.

◇전고체전지 도입 시점과 영업이익률이 ‘관건’

시장 전문가들은 SKIET 주가에 대해 분리막 사업에 있어 가장 큰 위험요소인 전고체전지 도입 시점과 영업이익률이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전고체전지 위험이 크지 않다면 적정주가 범위는 10만~16만원이다”면서 “16만원은 2050년까지 글로벌 분리막 시장이 2차전지와 같이 연평균 15.4% 성장하고 2019~2020년 평균 영업이익률 30%가 지속될 경우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2027~2028년 전고체전지 도입이 시작되면 적정주가 범위는 4~7만원으로 급락한다”면서 “7만원은 전고체전지 도입이 점진적으로 이어질 경우 2040년까지 분리막시장 평균 성장률 11%, 영업이익률 23%를 유지할 것으로 가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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