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엠에스, KTB-유진 인수 이어 브이아이투자도 추진
신용융자·주식담보대출 확대로 시너지 효과 극대화 기대

사진=각사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중소형 증권사들의 저축은행 인수가 잇따르고 있다. 저축은행의 수신 기능과 일부 여신업무 등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저축은행의 대출채권 증가와 함께 사업안정성 측면과 인수효과 부분이 부정적이라고 판단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이사회를 열고 엠에스상호저축은행 지분 93.57%를 390억4700만원에 취득하기로 의결했다. 이는 SK증권 자기자본의 6.72%에 해당한다.

엠에스상호저축은행의 자본금은 461억6313만원으로 지난해 5억6034만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엠에스저축은행은 조일알미늄의 자회사로 대구를 중심으로 영업 중인 지역 특화 저축은행이다. 전신은 조일상호신용금고다.

앞서 KTB투자증권도 지난 14일 유진저축은행 지분을 100% 보유한 유진에스비홀딩스 지분 3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유진저축은행 인수를 예고한 셈이다. 유진저축은행은 총자산규모가 3조원에 육박하는 우량회사다.

브이아이금융투자는 JT저축은행과 JT캐피탈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달 초 브이아이금융투자는 일본 금융사인 J트러스트와 JT캐피탈 주식 전량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거래금액은 1165억원이다.

브이아이금융투자는 지난해 JT저축은행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에 JT캐피탈 확보를 전제로 JT저축은행 인수에 재도전한다는 방침이다.

증권사들의 저축은행 인수는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유리하다. 증권사들은 예·적금 상품 가입이나 입출금 통장 개설 등의 수신 기능이 없다. 그러나 저축은행을 자회사로 두면 우회적으로 수신업무를 할 수 있게 된다.

또 주식을 담보로 대출해 주는 ‘스톡론’ 판매도 더 늘릴 수 있다. 증권사들은 자본시장법상 자기자본의 100%까지만 신용융자와 대주 등의 여신업무를 할 수 있다.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스톡론과 연계해 여신영업을 확대할 수 있다. 자회사 저축은행을 통해 주식매입 자금을 빌려주는 키움증권이 모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KTB투자증권과 SK증권이 주식거래를 기반한 신용융자와 주식담보대출 등 키움의 사업모델을 시도할 것이란 시각이 존재한다.

최근 증권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증시에 참여한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리테일 사업 모델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상당수가 이자와 수수료 수익을 극대화하는 구조다. 특히 레버리지를 통해 주식 투자 수익을 이끄는 방식이 개인들에게 확산되면서 지난해 증권사 신용공여이자 수익은 1조원을 넘겼다.

이 같은 신용공여 경로는 증권사가 빠른 성장을 위해 채택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자 가장 효율적인 선택으로 풀이된다.

중소형 증권사들이 상대적으로 작은 자기자본을 만회하기 위해 저축은행을 인수한다는 시각도 있다. 자본이 적으면 대형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은행(IB)이나 ELS 판매 등이 부진할 수 있다. 반면 저축은행의 여수신 기능을 활용하면 자금을 확충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그러나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저축은행 인수효과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이규희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SK증권의 MS상호저축은행 지분 93.6% 취득의 경우 재무부담은 감내 가능한 수준이지만 영업 시너지효과 창출 여부는 불투명하다"며 "사업다각화 과정에서 자금 소요가 증가하고 있는 점은 재무안정성에 부담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저축은행 인수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주요 사업인 증권업에 활용 가능한 자본규모가 감소하는 것은 사업안정성 측면에서 부정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재무안정성의 변화, 특히 상환전환우선주 상환에 따른 자본유출 압력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지분 취득에 따른 단기적인 차입 부담은 크지 않으나 가용자본 감소로 외부 차입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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