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최고금리 인하 선제적 대응…예·적금 비중 줄여 역마진 방지

사진=저축은행중앙회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저축은행이 잇달이 예금금리를 떨어뜨리고 있다. 정부 규제로 대출을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수신 자금이 급증하자 역마진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금리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정기예금 금리는 연 1.65%로 전년 같은 기간 2.12%보다 0.47%포인트 떨어졌다. 6개월 미만의 일부 정기예금 상품 중에는 0%대 금리까지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전체 평균 예금금리는 1%대 중반으로 점차 내려가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사이다 입출금통장’ 금리를 연 1.3%에서 1.2%로 인하했다.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줘 인기를 끌었던 파킹통장이었지만 금리가 낮아지고 있다.

웰컴저축은행도 ‘WELCOME 비대면 보통예금’ 금리를 연 1.5%에서 1.3%로 0.2%포인트 낮췄다. OK저축은행도 OK정기예금의 기본 금리를 연 1.5%에서 1.4%로 낮추면서 만기 3개월 미만의 기본 금리도 1.0%에서 0.8%로 0.2%포인트 인하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애큐온모바일자유예금 금리를 연 1.4%에서 1.3%로 하향했다. BNK저축은행도 지난 7일 정기예금의 기본 금리를 연 1.8%에서 1.5%로 내리는 한편 만기 6개월 예금금리도 연 1.1%에서 0.9%로 0.2%포인트 낮췄다. 만기 3개월 미만의 기본 금리는 연 1.0%에서 0.8%로 낮아졌다.

이밖에 다른 저축은행들도 대출금리 하락에 대비해 예금금리 인하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들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선제적 대응이라는 입장이다. 최근 법정 최고금리 인하를 위한 ‘대부업법·이자제한법 시행령 개정령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오는 7월 7일부터 연 24%인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로 내려가게 된다.

중금리대출 금리도 일부 조정이 불가피하다. 현재 저축은행은 연 16%, 연 19.5% 미만 상품을 중금리대출로 분류해 판매하고 있다. 대출금리가 낮아지면서 수익성 확보에도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고금리대출에 대해 총량규제를 적용하면서 금리도 상당히 떨어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잔액 기준 저축은행 가계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17.7%로 전년(연 19.4%)보다 1.7%포인트 하락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고금리 예금상품 경쟁 등으로 수신규모가 빠르게 늘어 역마진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면서 “특히 대출 증가 폭이 줄면서 수신금리를 조절해서라도 예적금의 비중도 낮출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역마진은 은행 고객에게 지급해야 하는 예·적금 등 이자가 대출 수익보다 많아서 발생하는 손실을 뜻한다.

최근 여신액 대비 수신액 증가세가 더 가파른 상황이다. 지난 2월 기준 저축은행 전체 여신액은 80조5412억원, 수신액은 83조2645억원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은 이처럼 대출을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급증한 예·적금 비중을 줄여 역마진을 방지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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