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드론업체 DJI도 IPO 준비…공격적 해외투자 결실

미래에셋증권 본사 센터원 빌딩. 사진=미래에셋증권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동남아시아와 중국의 대표 차량호출·배달 업체 그랩과 디디추싱이 뉴욕증시에 상장을 추진하면서 이들 회사에 투자한 미래에셋증권의 지분가치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그동안 공격적인 해외 투자로 글로벌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인 스타트업) 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중국 차량공유 업체 디디추싱이 뉴욕증시 상장을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 신청서를 제출했다. IPO 주관사로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선정하고 올해 7월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디디추싱의 기업가치가 700억~1000억달러(약 11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18년 디디추싱에 약 3000억원을 투자해 지분 0.5% 안팎을 보유하고 있다.

투자 당시 디디추싱의 기업가치는 560억달러(약 62조원)으로 최대 2배 가까운 수익이 예상된다.

말레이시아 그랩도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통해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기업가치는 396억달러(44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한 기업 중 가장 높은 가치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18년 네이버와 함께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펀드'를 통해 그랩에 1억5000만달러(약 1700억원)을 투자했다. 해당 투자로 미래에셋증권과 네이버는 약 1.5%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랩의 기업가치가 110억달러(약 12조3000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3배 이상의 차익이 기대된다.

미래에셋증권은 그동안 공격적인 글로벌 유니콘기업 투자에 나섰는데, 투자기업들의 연이은 뉴욕증시 상장 소식으로 대박을 터뜨릴지 관심을 끌고 있다.

실제 최근 뉴욕증시에 신규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는 크게 올랐다. 국내 대표 이커머스 기업인 쿠팡은 지난 3월 공모가 35달러에 뉴욕증시에 상장했는데 최고 69달러(7만7000원)까지 올랐다.

통상 비상장 기업이 IPO에 나서면 해당 기업에 투자한 상장기업들의 주가도 동반 상승한다. 때문에 그랩과 디디추싱의 상장은 미래에셋증권의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공동 투자펀드의 대박에 힘입어 네이버도 미래에셋증권 못지 않은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가 보유한 미래에셋증권의 지분가치도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과 네이버는 지난 2017년 5000억원 규모로 지분을 맞교환 했다. 네이버는 미래에셋증권 지분 7.1%, 미래에셋증권은 네이버 지분 1.7%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4년이 지난 현재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그대로 머물러 있는 반면 네이버 주가는 당시보다 2배 넘게 오른 상황이다.

이밖에도 미래에셋증권이 투자한 세계 최대 드론 업체인 DJI도 IPO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그랩과 디디추싱이 성공적으로 뉴욕 증시에 안착한다면 미래에셋증권은 불과 3년만에 2~3배의 투자수익을 거둬들이는 셈”이라면서 “투자차익 뿐만 아니라 주가 상승에 따른 수혜도 누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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